20대 여성, 처음 본 또래 참혹하게 살해… 범행 동기 ‘미스터리’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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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 아르바이트 앱 통해 만나
피해자 집서 범행, 동기 불분명
시신 훼손 여행 가방 담아 유기
택시 기사 신고로 경찰 검거
“우발적으로 범행 저질렀다” 주장
경찰, 계획범죄 여부 등 조사

경찰. 연합뉴스 경찰. 연합뉴스


부산에서 아르바이트 앱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또래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까지 훼손한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가해자는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하지만, 일면식도 없던 처음 본 여성을 상대로 매우 잔혹한 범행을 벌인 만큼 경찰 수사는 범행 동기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28일 학업 관련 아르바이트 앱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여성을 살해한 혐의(살인·사체유기)로 20대 여성 A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26일 오후 5시 30분께 금정구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B 씨의 집에서 B 씨를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훼손하고, 경남 양산시 인근 풀숲에 시신 일부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 24일 앱을 통해 아르바이트와 관련해서 연락을 주고받다 사건 당일인 26일 피해자인 B 씨 집에서 처음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에는 어떠한 연락을 한 적도 없으며, 앱을 통해 오간 대화 내용 역시 매우 일상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A 씨는 처음 본 B 씨를 살해했다. 살해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시신의 훼손 정도가 심해 부검 전까지는 B 씨의 직접적인 사망 이유를 추정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A 씨는 이후 집에서 나가 시신 유기 등에 필요한 물품을 챙긴 뒤, 다음 날인 27일 오전 3시께 훼손한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택시를 타고 양산시 인근 풀숲으로 향했다.

택시 기사는 A 씨가 하차한 뒤 ‘여행용 가방을 끌고 풀숲으로 들어가는 수상한 여성이 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신고 장소 부근에서 여행용 가방과 함께 있던 A 씨를 발견했다. 여행용 가방에 혈흔이 묻었고 가방 안에는 B 씨의 신분증이 들어 있어 경찰은 범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A 씨가 복통 등 이상 증세를 호소하자 경찰은 A 씨를 병원으로 데려가기도 했다.

A 씨가 병원으로 가는 사이 경찰은 B 씨의 신원과 주거지를 파악했다. B 씨의 집에서 B 씨의 시신 일부와 혈흔 등 범행이 벌어진 흔적이 나오자 경찰은 A 씨를 긴급 체포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 매우 비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자세한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진술하지 않고 있다.

향후 경찰 수사는 A 씨의 계획범죄 여부를 확인하는 것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A 씨가 아르바이트 관련 특정 분야의 지식이 필요한데 도움을 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먼저 글을 올린 것을 고려하면 처음부터 범행을 염두에 두고 B 씨를 만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 만나기 전 연락을 주고받는 과정도 가족 유무 등을 알아보며 혼자 사는 여성을 물색한 작업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B 씨를 살해한 뒤 시신 유기까지 A 씨의 행방도 의문이다. A 씨가 범행 직후 시신을 유기하기 위해 B 씨의 집을 나선 건 26일 자정 전으로 알려져 있지만 택시 기사의 신고가 접수된 시간은 27일 오전 3시 15분이었다. A 씨가 이사이에 어떤 행동을 했는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CCTV 등으로 A 씨의 범행 동선을 추적 중이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는 한편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공모나 이전에 신고되지 않은 추가 범죄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며 “현재 프로파일러를 투입해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범행 경위나 동기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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