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하동 산불 간밤에 재확산…하동 방면 진화 집중
강풍에 재확산…진화율 80%로 떨어져
국립공원·민가 코앞까지 확산 ‘혼비백산’
소방·산림당국, 26일 하동권역 진화 집중
경남 산청·하동 산불이 엿새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밤새 강풍에 산불이 재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경남도·산림청 등에 따르면 25일 오후 9시까지 87%까지 높아졌던 진화율은 26일 오전 5시 기준 80%까지 떨어졌다. 전체 화선은 63km, 잔여 화선은 12.5km며, 산불영향구역은 1685ha로 추정된다.
25일 오후부터 강풍이 불면서 산불이 다시 확산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산청은 한때 지리산국립공원 코앞까지 산불이 접근해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하동군 옥종면 역시 강풍에 면 소재지 2km 앞까지 산불이 번져 대규모 피해가 우려됐다. 다행히 자정을 넘기며 바람의 방향이 바뀌고 강풍이 잦아들어 현장은 한숨 돌린 상태다.
또한, 25일 오후 4시 30분께 인근 진주시 수곡면으로 비화한 산불도 이날 오후 9시 30분께 완진돼 추가 확산은 발생하지 않았다. 최종 피해 면적은 0.5ha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산림 당국은 26일 일출과 동시에 진화 헬기 30대를 투입했다. 또한 진화 인력 1720명, 진화 차량 218대 등 가용 가능한 진화 자원을 총동원해 산불 진화에 나선 상태다. 현장에는 0.5m/s 안팎의 비교적 약한 바람이 불고 있어 헬기 진화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산불 상황이 길어지면서 이재민도 늘었다. 산청군 353세대 498명, 하동군 584세대 1,070명, 진주시 88세대 164명 총 1732명이 단성중, 옥종초, 진서고 등 20곳으로 대피했다.
인명 피해도 추가됐다. 25일 오후 소방공무원이 산비탈을 헛디뎌 부상을 입으면서 총 인명 피해는 사망 4명, 중상 5명, 경상 4명 등 13명이 됐다. 시설 피해 현황은 주택 16곳, 공장 2곳, 종교시설 2곳 등 64곳이 피해를 입었다.
산불이 산 아래 마을까지 확산하면서 소방·산림 당국은 25일 오후 주민 대피 명령을 확대 발령하고 현장통합지휘본부를 산청곶감유통센터로 이동시키는 등 대응 수위를 한층 높였다.
소방·산림 당국은 26일에는 지상·공중 진화대를 총동원해 하동권역 진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진화가 완료된 구역은 잔불 정리를 추진해 재발화를 막을 방침이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