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 악재’에 내년 부산시장 선거 판세 ‘요동’ [통일교, 전재수 금품 로비 의혹]
여론조사 우위 보인 여당 암초
지지율 악영향 미칠까 초긴장
국힘 “국기 문란” 대대적 공세
박형준 부산시장. 연합뉴스
내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후보로 거론돼 온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통일교 유착’ 의혹에 휩싸이면서 6개월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 등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점쳐졌던 부산 민주당에 악재가 터진 것이다.
10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보수세가 강한 곳으로 분류돼 온 부산에서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하긴 했지만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들이 쏟아졌다. 동시에 전 장관도 각종 조사에서 현역인 박형준 부산시장은 물론이고 국민의힘 후보들과 비교해도 우위를 보이고 있었다.
이 때문에 지역 정치권에서는 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광역단체장은 물론 기초단체장도 사실상 싹쓸이에 성공했던 2018년이 재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부산 민주당에서는 ‘어게인 2018’ 영광을 재연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하게 내비쳐왔다.
하지만 돌연 내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간판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전 장관이 논란에 휩싸이면서 부산 여권은 암초를 마주하게 된 상황이다. 전 장관은 “제기된 금품수수 의혹은 전부 허위이며 단 하나도 사실이 아니다”며 “의정활동은 물론 개인적 영역 어디에서도 통일교를 포함한 어떤 금품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의혹이 모두 해소되기까지 부산 민주당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이에 지역 여권 인사들은 전 장관을 적극 옹호하며 논란 확산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전 장관의 페이스북 해명 글에 민주당 변성완 부산시당위원장, 홍순헌 해운대갑지역위원장, 박성현 동래지역위원장 등은 댓글을 통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와 관련, 부산 국민의힘은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이날 논평에서 “이 사태는 단순한 ‘의혹’이 아니라, 만약 사실이라면 공직자 윤리뿐 아니라 민주당의 기본 가치와 도덕성 자체를 뿌리째 흔드는 중대한 국기 문란 사안”이라며 “민주당은 당 차원의 진상조사기구를 즉시 구성하고, 관련 의혹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여기다 최근 터진 민주당 장경태 의원의 성추행 의혹도 부산 여권의 불안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장 의원은 “이 사건의 본질은 데이트 폭력”이라며 “자신의 범죄를 감추거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증거를 인멸하고 공작하는 것은 치졸한 범죄”라며 혐의를 적극 부인한 상태다.
하지만 사실 관계와는 별개로 2020년 불거졌던 ‘오거돈 부산시장 여직원 성추행’의 망령이 드리운 까닭에 지역 민주당에서는 위기감이 커진다. 부산 민주당 관계자는 “2018년 부산 민주당에게는 고무적인 성과를 거뒀지만 4년 만에 지방 권력을 일순간 빼앗기게 된 결정적 사건이었다”며 “당시 부산 시민들께서 많은 실망감을 내비쳤는데 이번에도 장 의원 의혹으로 시민들로부터 또다시 외면 받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