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연일 압박하는 여권…강유정 “정치 입지 위해 탄압 서사 만들려 해”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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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정 “업무보고 생중계, 대통령이 감시 대상 자처”
공개 반박 두고 “탄압 서사 만들기” 비판도
야권 “특정 인사 겨냥한 노골적 축출 공세” 반발

강유정 대변인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캄보디아 스캠 범죄 대응 성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유정 대변인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캄보디아 스캠 범죄 대응 성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향한 여권의 공개 압박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부처 업무보고 생중계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이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하는 한편, 업무보고 이후 공개 반박에 나선 이 사장을 겨냥해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메시지도 내놨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8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와 정부 업무보고를 생중계하도록 한 배경을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집무실에 CCTV를 설치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원래 파놉티콘(원형 감옥)이란 권력의 응시이고, 감시받는 자가 약자”라며 “이 대통령이 감시당하겠다고 선택한 첫 번째가 성남시장 시절의 CCTV였다”고 했다. 그는 생중계 방식의 업무보고에 대해 “위험부담이 있지만, 그럼에도 CCTV를 늘 켜놓고 국민께 공개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과정에서 이학재 사장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업무보고 이후 공개 반박을 이어가고 있는 사례를 겨냥한 발언도 내놨다. 그는 “윤석열 정부에서 ‘알 박기’ 한 인사들이 제 눈에 보일 때도 있다”며 “그런데 대통령은 전혀 내색하지 않고 때로는 거꾸로 칭찬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오히려 그것을 역이용하는 분들이 간혹 나타난다”며 “정치적 자양분이나 입지를 쌓기 위해 ‘탄압의 서사’를 만들고 싶은 분이 있는 것 아닌지 우려될 때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범한 공직자는 대부분 (반박이 아닌) 해명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직접적으로 공직자들의 태도를 문제 삼은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부처 업무보고에서 “정치에 너무 물이 많이 들었는지, 1분 전 얘기와 1분 뒤 얘기가 달라지거나 업무보고 자리에서 발언을 하고는 뒤에 가서 딴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특정 개인의 문제라고 하기는 어렵고, 하나의 풍토 문제”라고 전제를 달았다.

같은 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등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도 이 대통령은 “행정은 정치와 다르며, 이 자리는 행정을 하는 곳이다. 국민과 대중을 무서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권한을 행사하고, 온갖 명예와 혜택은 누리면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은 천하의 도둑놈 심보 아니냐”며 “일하기 싫고 돈과 명예를 누리고 싶으면 (공직을) 나가서 일하라”고 발언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최근 업무보고에서 질책을 받은 뒤 별도 기자회견과 SNS 등을 통해 공개 반박에 나선 이 사장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야권에서는 특정 인사를 겨냥한 공개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며 “노골적인 축출 공세”라는 반발도 나오는 모습이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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