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퍼 맞춰 입고 볼링 치는 게 의원 역량 강화?”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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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군구의회 협의체 부담금
경실련, 집행 실태 조사 발표
“취지 벗어난 혈세 집행 많아”
전수 조사와 기준 마련 촉구

부산시의회. 부산일보DB 부산시의회. 부산일보DB

부산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이하 부산 협의회)가 부산 16개 기초의회에서 매년 1000만 원씩 걷는 ‘협의체 부담금’이 행사비와 물품 구입비 등 개별 의회 사업에 부적절하게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단체는 공동사업에 쓰도록 한 취지와 달리 ‘역량 강화’ 사업 위주로 집행됐다며 집행 내역 공개와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면연합(이하 경실련)은 9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협의체 부담금 집행 실태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이들은 “부산 협의회는 지난해 역량 강화 지원금과 협의체 부담금 사업 집행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협의체 부담금은 협의회 회칙에 따라 전국 의장협의회 간 협력 증진과 공동 현안 협의, 지방자치 발전 등을 위한 사업에 사용돼야 한다. 그러나 경실련에 따르면 부산 협의회는 지난해 ‘역량 강화 지원금’ 명목으로 각 기초의회에 450만 원을 배분했다.

이에 경실련은 협의회 공동 사업을 위한 부담금 취지와 어긋난다는 점에서 집행 적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 각 기초의회가 자체 예산으로 ‘의원 역량 개발비’나 ‘의원 정책 개발비’ 등을 이미 편성하고 있는 만큼 사실상 유사 목적 예산이 이중으로 집행됐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부산 기초의회에서 편성한 의원 1인당 개발비는 평균 590만 원 수준이다.

일부 기초의회는 역량 강화 지원금을 관광·체험 중심 일정에 사용했다. 동래구의회는 당일 원도심 탐방 중심 일정으로 450만 원을 모두 소비했다. 북구의회는 1박 2일 강원도 영월 수상레저 활동에, 사상구의회는 볼링장 활동에 해당 예산을 사용했다.

공동 사업과 직접 관련성이 낮은 물품을 구입하는 데 예산을 사용한 기초의회도 있다. 사하·해운대·부산진구의회는 단체 패딩 점퍼를 맞추는 데 각각 450만 원과 430만 원, 220만 원을 썼다.

일부 기초의회는 식비와 다과비를 과다하게 사용했는데, 증빙 구조가 명확하지 않아 논란이다. 강서구의회는 1박 2일 일정에 식비 198만 원, 다과비 73만 원을 소비해 전체 예산 중 60%를 식비로 집행했다. 다과비 중 40만 원 이상이 대전 유명 빵집 ‘성심당’에서 사용돼 기념품 구입 목적이 아니었느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법 취지에서 벗어난 혈세 집행이 반복된다면 협의체의 존재 근거와 시민 신뢰가 훼손될 것”이라며 “행정안전부는 전국 시·군·자치구 의장협의회와 지역협의체의 재정 운영 실태에 대한 전수 점검을 진행하고, 협의체 부담금에 대한 명확한 집행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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