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지역 무관심 인정해야”…주진우 “MOU가 투자 유치냐”
2일 부산 MBC서 두 번째 토론회
북항 4조 5000억 투자 관련해
주 “재선 때까지 여전히 공터로”
박 “투자자 한 번이라도 접촉했나”
박 “정치 논리로 관철, 온당치 않아”
주 “아는 게 병, 애 가르치듯 말해”
과열 양상 치닫는 경선 토론회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과 주진우 의원이 2일 부산MBC에서 두 번째 TV 토론회를 진행했다. 국민의힘 제공
6·3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과 주진우 의원이 두 번째 TV 토론회에서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경선 일정이 임박한 상황에서 지지율 확보가 절실한 두 후보는 첫 번째 토론보다 훨씬 치열하게 맞붙었다.
박 시장은 주 의원의 경험 부족과 부산에 대한 관심 부족을 꼬집으며 시 정책 효과가 말처럼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되고 식’의 행정으로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일부 논쟁과 관련해서는 ‘사실 관계가 다르다’는 반박이 오갈 정도로 경선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두 번째 TV 토론회는 2일 오후 9시 부산MBC에서 진행됐다. 두 후보는 북항 활용방안에서부터 난상토론을 벌였다.
주 의원은 “시장님께서는 북항 랜드마크 부지에 4조 5000억 원 규모의 외자를 유치해서 88층짜리 건물 3개 동을 짓겠다고 오늘 밝혔는데 재선을 하는 기간 동안 여전히 이 부지는 공터로 남아있다”며 “투자를 받았다고 하는 게 투자의향서(LOI)나 업무협약(MOU) 수준인데 그게 투자를 받은 것이라 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박 시장은 지난번 토론과 마찬가지로 주 의원의 경험 부족을 지적하며 날카롭게 반응했다. 그는 “주 의원은 투자자를 한 번이라도 접촉해본 적이 있느냐”며 “투자가 그렇게 쉽게 이뤄지는 게 아니다. 해운대 지역에 국회의원을 하면서 변화와 혁신을 위해 무슨 노력을 했냐”고 되물었다.
주 의원은 수십 년간 풀지 못했던 53사단 이전 문제와 KTX 이음 정착역 유치 등으로 주민들의 평가가 높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시장은 “주 의원이 도움을 줬지만 그건 다 부산시 사업이었다”며 “요트장, 그린시티 재개발 등도 저희가 추진했다. 변화와 혁신을 이야기하려면 그에 준하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회에서 대표 발의한 법안이 9개가 있던데 통과된게 하나도 없고 부산과 관련된 것도 없다”며 “부산에 대한 관심이 사실상 그동안 없으셨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 몰아 붙였다.
이에 주 의원은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부산 지역구의 모든 사업은 다 부산시 사업이 된다”며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이외에도 당을 대표해서 당의 주도적인 법률안을 많이 냈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주 의원은 같은 당 곽규택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활용하면 부산항만공사(BPA)가 출자를 해서 랜드마크 부지 문제를 비교적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BTS, 블랙핑크 등 유명 가수를 북항 랜드마크 부지에 초대해서 모듈형 임시 공연장에서 공연을 한번 해볼 수도 있다”며 “20억~30억 원이면 철거까지 충분하다”며 속도감 있는 시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박 시장은 투자 유치액수가 2020년에 비해 28배가 늘어났다고 맞받아쳤지만 주 의원은 “정말 28배 늘었다면 청년들이 떠나갈 일이 없고 일자리가 넘쳐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작은 집을 하나 지을 때도 3~4년, 철도를 하나 놓는데는 10년 이상이 걸린다”며 “법을 바꿔서 항만공사 땅을 공짜로 쓸 수 있다는 정치 논리로 관철하는 건 온당한 방식이 아니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아는 게 병이다. 지난 번부터 애 가르치듯이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되고, 계속 그 말씀을 하신다”며 “시민들은 가르치고 교화하는 대상이 아니다”고 날을 세웠다.
시정과 관련한 구체적인 지표에 대해서도 논쟁이 오갔다. 주 의원은 “지역혁신대학 지원체계(RISE) 사업 순위가 부산이 꼴찌”라며 “글로벌 해양수도 관련해서 대학 자체에 관련 학과들도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박 시장은 “사실 관계가 틀린 것부터 이야기해서는 안된다”며 “RISE 꼴찌라는 지표는 어디서 가져왔는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글로컬 대학이 전국에서 제일 많이 선정되는 도시”라고 맞받아쳤다.
부산의 창업 생태계와 관련해서도 설전이 벌어졌다. 박 시장은 “주 의원은 당위만 있고 어떻게가 없다. 부산의 창업 생태계가 얼마나 바뀌었는지 감각이 없다”며 5000억 원에 불과하던 창업 펀드가 1조 5000억 원까지 늘었다고 했다.
주 의원은 “MOU, 포럼, 무슨 대회에서 상타고 하는 이런 것만 말한다”며 “교육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벤처캐피털(VC)가 얼마나 많이 내려왔나를 봐야 하는데 그러면 부산 순위가 높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에 박 시장은 “자꾸 비하하지마라. 창업 기업을 무시하는 발언”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박 시장은 “일을 해 본 경험과 성과를 축적해 본 역량을 쉽게 버려서는 안된다”며 “공약 이행률이 3년 연속으로 최우수를 받았다. 부산의 클래스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부산 시민들이 체감하는 현실과 통계, 숫자는 분명한 괴리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원 지지율을 겨냥한 듯 “언제까지 투쟁 따로, 공천 따로 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투쟁하고 당에 헌신했던 사람에게 공천 주고 기회 주고 사람을 키워나가는 게 당의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