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그룹 강병중 회장 "사람 중시 한국형 기업가정신, AI 시대 지속가능 성장 기반"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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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그룹 강병중 회장 인터뷰

유엔본부서 K기업가정신 소개
경영 철학·기업 성장 사례 주목
'심청사달' 비움의 경영 큰 호응
공동체 가치·공익 실현 지속 중요

6일 넥센그룹 강병중 회장이 K기업가정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6일 넥센그룹 강병중 회장이 K기업가정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심청사달(Simcheongsadal), 월석(Wolseok), 그리고 넥센(NEXEN).

지난달 26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경제사회이사회 회의장. 유엔이 주최하고 국제중소기업협의회(ICSB)가 주관한 ‘유엔 2026 중소기업의 날 국제포럼’ 연단에서는 이런 한국어 단어가 잇따라 흘러나왔다. ‘AI(인공지능) 시대의 사람 중심 기업가정신’이라는 행사 주제를 대표해 초청된 넥센그룹 강병중(87) 회장의 기조연설에 세계 각국의 기업인과 학계 전문가, 청년 리더 200여 명이 귀를 기울였다.

6일 부산 KNN 회장실에서 만난 강 회장은 “유엔본부라는 국제 무대에서 사람을 중시하는 한국형 기업가정신이 AI 시대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글로벌 모델이 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해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그는 20대 시절 국민소득 100달러 시대에 사업을 시작했다. 40대였던 1980년대 초 타이어 튜브 수출을 위해 첫발을 디뎠던 뉴욕에서 이제는 한국 기업가를 대표해 세계 기업인들 앞에 서게 됐고, 감회도 남달랐다.

강 회장은 연설에서 K기업가정신을 소개했다. 직접 지은 호 ‘월석(月石)’과 그룹명 ‘넥센’은 삶과 경영의 언어로 주목을 받았다.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에 착안한 지은 호 월석은 미래를 개척하겠다는 서른 살 사업가의 포부와 결심이었습니다. 넥센은 다음 세기(넥스트 센추리)라는 뜻인데, 미래 가치를 창조하겠다는 기업 의지를 담았습니다.”

현지에서 만난 기업가와 전문가들은 ‘심청사달(心淸事達)’로 대표되는 ‘비움의 경영’에 특히 뜨겁게 호응했다. “심청사달은 제 경영 좌우명인데 ‘마음이 맑고 깨끗해야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이익 창출을 최고 가치로 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비움과 사회 환원을 말하는 게 새롭게 보였던 모양입니다.”

K기업가정신은 남명 조식의 경의사상과 삼성, LG, 효성 등 창업가의 고향인 경남 진주를 뿌리로 정립됐다. 세계가 한국 경제성장 과정을 들여다보면서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강 회장은 “한국의 1세대 기업가들이 인재 육성과 사업보국의 정신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면, 다음 세대의 지속 가능한 K기업가정신은 사람 중심, 겸손과 심청사달의 비움 경영, 미래를 개척하는 도전 정신과 함께 지역과 사회를 살리는 방향이어야 한다”며 “이것은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의 기업가와 미래 세대가 공유하는 보편적인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일본의 중고 화물트럭 수입·판매 사업을 시작으로 운수업, 재생타이어, 타이어 튜브 사업을 거쳐 글로벌 타이어기업 넥센타이어를 키워냈다. 부도로 자금난에 빠진 우성타이어를 인수해 1년 만에 흑자 기업이 됐고, 지금은 전 세계 150여 개국과 포르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연간 5000만 개의 타이어를 공급하며 지난해 연매출 3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

넥센월석문화재단, KNN문화재단, 월석부산선도장학회 등 3개 문화장학재단을 통한 사회 환원도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개인과 재단이 후원한 금액은 약 500억 원,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1만여 명에 달한다.

강 회장은 인터뷰에서 부산에 세계적인 수준의 랜드마크 미술관을 건립하고 싶다는 구상도 깜짝 공개했다. “인생의 마지막 목표로 지역을 대표하는 미술관을 남기고 싶다는 꿈을 갖고 국내외 미술관과 부지, 건축가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부산 해양수도와 세계 금융중심지, 부산·울산·경남 행정통합을 비롯해 부산과 동남권의 발전을 위해 계속해서 후원하고, 또 앞장서고 싶습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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