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내원 디지털 틀니…구강정보 디지털 통합 분석, 내원 횟수 줄인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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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혈압 심할 땐 임플란트 위험 커
고령층엔 틀니가 유효한 치료 옵션
공정 복잡, 4~6회 이상 치과 방문
허중보 교수팀 'JB 트레이 시술' 개발
여러 임상단계 통합, 2~3회만 내원
인공지능 결합, 방문치료 영역 확장

부산대치과병원 허중보 교수가 개발한 ‘JB트레이 시술’을 이용하면 복잡한 틀니 제작과정이 2~3회 정도로 줄어든다. 부산대치과병원 제공 부산대치과병원 허중보 교수가 개발한 ‘JB트레이 시술’을 이용하면 복잡한 틀니 제작과정이 2~3회 정도로 줄어든다. 부산대치과병원 제공

치아를 상실한 경우 임플란트는 아주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하지만 임플란트가 모든 환자에게 가능한 것은 아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상처 치유가 늦고 감염 위험이 높아 임플란트 식립후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고혈압 환자도 혈압 조절이 되지 않으면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또 치조골(잇몸뼈)이 약하면 치아 고정력이 떨어져 임플란트를 심기가 어려울 때가 생긴다. 이 경우에는 뼈이식 등의 추가 시술이 필요하다. 그외에도 만성신부전 환자나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도 임플란트 치료에 제한이 따른다.

임플란트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에는 틀니를 할 수밖에 없다. 임플란트 치료가 활발히 시행되고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틀니는 여전히 중요한 치료 옵션으로 남아 있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수개월 걸리는 치료기간과 반복적인 내원이 임플란트 치료의 결정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임플란트 어려울 땐 틀니가 대안

틀니는 대표적인 보철 치료법 중의 하나다. 하지만 제작 공정이 복잡하고 치과를 여러 차례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이 남아 있다.

기존의 틀니 제작 과정은 영상 촬영을 거쳐 본을 뜨고(예비 인상), 환자에게 맞는 틀을 가지고 다시 정밀한 본을 뜨고(인상 채득), 위아래 턱의 고려해 틀니 높이를 정하고(악간 관계 채득), 가짜 틀니로 조정작업을 하고(가상 장착), 틀니가 맞는지 최종 점검(최종 장착)하는 단계를 거친다. 일반적으로 4~5회 이상의 내원이 필요하며 장착 후에도 미세한 조정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고령 환자에게는 여러 단계의 제작 과정과 반복 방문이 큰 부담이 된다. 또 틀니 제작은 환자의 얼굴 형태, 저작 기능, 심미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치료로 숙련된 경험이 요구된다. 환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주는 것이 쉽지 않다보니 틀니 치료를 하는 치과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근래 들어 치과에 디지털 기술이 도입되면서 이런 불편이 대폭 줄었다. 틀니 제작에 필요한 여러가지 정보를 디지털 데이터로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치료법이 나왔기 때문이다. 부산대학교치과병원 치과보철학교실 허중보 교수팀이 ‘JB 트레이 시술’을 개발해 국제치과학회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JB 트레이는 뜨거운 물에 담그면 원하는 형태로 자유롭게 변형되는 특수 재료로 제작돼 환자의 구강 형태에 맞게 쉽게 조정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잇몸의 형태를 기록한 직후, 추가적인 기구나 복잡한 과정 없이 곧바로 구강 정보를 얻을 수 있어 기존의 여러 임상 단계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

또 치아의 위치와 얼굴과의 조화 등 심미적인 요소도 함께 확인해 최종 틀니의 기준을 설정한다. 이렇게 얻어진 정보를 스캐너로 디지털 데이터화한 후 컴퓨터에서 틀니를 설계하고, 3D 프린터를 이용해 제작한다. 이러한 디지털 워크플로우를 이용하면 첫 방문에서 대부분의 임상 정보를 확보할 수 있으며, 이후 제작된 틀니를 다음 방문에서 장착할 수 있다.

허 교수는 “우리 기술을 활용하면 첫 방문에서 대부분의 임상 정보를 수집하고, 이후 디지털 설계와 제작 과정을 거쳐 다음 방문 시 최종 틀니를 장착할 수 있다. 기존에 여러 번 필요했던 내원이 2~3회 정도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구강 스캔 데이터를 취합해 컴퓨터 소프트웨어에서 디지털 틀니로 설계하는 모습. 부산대치과병원 제공 구강 스캔 데이터를 취합해 컴퓨터 소프트웨어에서 디지털 틀니로 설계하는 모습. 부산대치과병원 제공

■AI 활용 틀니 치료 새로운 패러다임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도 디지털 틀니 제작 과정에 활용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채득된 구강 정보를 바탕으로 치과 기공사가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틀니를 직접 설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많은 임상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이 환자의 구강 구조와 얼굴 형태, 턱의 위치 등을 스스로 분석해 보다 적합한 치아 배열과 틀니 형태를 제안해 주고 있다. 아직은 일부 시스템에서만 활용되고 있지만, 임상현장에서 인공지능 기반의 치료계획 설계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환자의 구강 정보가 정확하고 완전한 디지털 데이터로 기록되어 있어야 한다. 정보가 부족하거나 여러 단계에서 따로 기록되면 정확한 분석이 어렵기 때문이다.

허 교수는 “디지털 데이터는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므로 틀니가 파손되거나 분실된 경우에도 쉽고 신속하게 다시 제작할 수 있다.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할수록 디지털 정보 채득 기술의 중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방문 진료로 영역 확장

올해 3월 통합돌봄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최소 내원 디지털 틀니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애나 질병이 있더라도 요양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자신의 집에서 통합돌봄이 이루어짐에 따라 방문 진료가 점점 활성화되고 있다.

최소 내원 디지털 틀니의 가장 큰 장점은 환자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점이다. 방문 횟수가 줄어들면 고령 환자는 물론 보호자도 시간적, 경제적인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향후 취약 노인층을 위한 방문 치과진료와 연계돼 거동이 어려운 환자의 가정이나 요양시설에서도 디지털 틀니 제작이 가능해지게 된다.

허 교수는 “초고령사회에서는 좋은 치료만큼이나 치료의 접근성을 높여 환자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최소 내원 디지털 틀니는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을 활용해 치료 효율을 높이고 내원 횟수를 줄일 수 있어 방문 진료에 아주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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