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 닮아가는 부산시의회, 협치 없으면 지역 발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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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구성 둘러싸고 여야 갈등 전면전 양상
AI 시대 도시 발전 이끌려면 협력 나서야

국민의힘 부산시의회 기자간담회. 부산시의회 제공 국민의힘 부산시의회 기자간담회. 부산시의회 제공

민선 9기 출범 첫날부터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재수 부산시장과 국민의힘이 다수를 차지한 부산시의회가 충돌했다. 지난 1일 국힘 강무길 부산시의회 의장 후보가 민주당의 의장·상임위원장 후보 출마 방침에 반발해 전 시장의 첫 공식 회의에 불참한 것이다. 당초 강 시의원은 전 시장의 시의회 협조 부탁 통화와 홍순헌 부산시 정책협치특보 요청에 따라 참석을 수락했다. 하지만 민주당 부산시의원들이 의장과 상임위원장 2명 후보를 내기로 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홍 특보가 민주당이 의장 후보를 내지 않도록 설득하겠다고 했지만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강 시의원은 전 시장과 홍 특보 전화번호를 스팸 처리했다. 여소야대 부산시정의 험로가 예고된다.

제10대 부산시의회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상임위원장직을 독점하겠다는 국민의힘의 입장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밝힌다”며 의장과 건설교통위원장, 해양도시안전위원장 등 2개 상임위원장 후보 등록을 하기로 했다. 국힘은 “논의되지 않은 의장 후보를 전격 출마시키면서 협치의 기반이 흔들렸다”고 반박했다. 여야의 원 구성 협상이 결렬되면서 전반기 의장과 일부 상임위원장은 오는 6일 본회의에서 표 대결로 선출하게 됐다. 민주당이 ‘의전용에 불과한 제2부의장은 받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한다면, 국힘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을 독식할 가능성도 있다.

제10대 부산시의회는 국힘이 37석, 민주당 11석의 여소야대 국면이다. 그동안 부산시의회는 국힘이나 민주당 1당이 압도적 다수를 구성해 왔다. 민주당은 이번에 11석을 확보해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충족하면서 새 정치 지형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해 여야의 협의와 협상이 의회 운영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새 의회 출범 초기부터 협치는 사라지고 주도권 다툼을 위한 갈등만 확산되는 안타까운 모습이다. 부산시의회는 여야는 뒤바뀌었지만, 국회와 닮은꼴이다. 민주당이 국회 후반기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면서 여야의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최근 호남과 충청권이 수백조 원에 달하는 반도체·AI 관련 국가적 프로젝트를 확보하면서 대한민국 제2경제권이라는 부울경의 위상이 급격히 흔들릴 위기에 처해 있다. 부산도 해양수도 중심의 지원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AI 시대에 맞는 미래 첨단산업과 먹거리 확보가 절실하다. 부산시와 시의회가 힘을 합쳐 도시 발전을 이끌어나가야 할 상황에서 여야 대치가 극한으로 치닫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부산시정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시의회가 출범부터 강 대 강 대결에 빠지면서 정쟁에 발목 잡히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여야의 대화와 협치가 사라진다면 진정한 지역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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