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항 1단계 재편 용역, 랜드마크 개발 본격화 계기돼야
BPA, 상부시설 개발 가이드라인 추진
참여 주체 된 만큼 책임감 있는 자세를
부산항 북항재개발구역 1단계 내 해양문화지구(랜드마크 부지와 완공을 앞두고 있는 오페라하우스). 정종회 기자 jjh@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 사업의 앵커시설인 ‘랜드마크’ 부지는 10년 넘게 미분양 상태로 방치돼 왔다. 부산항만공사(BPA)는 민간 사업자 유치를 위해 수차례 공모를 진행했지만, 번번이 투자가 무산됐다. 2023년엔 단독 입찰로, 2024년엔 사업 제안서가 제출되지 않아 유찰된 것이다. 부산시도 2024년 12월 4조 5000억 원 규모의 외자 유치 계획을 발표했지만, BPA가 공개입찰을 고수하면서 표류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항만공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랜드마크 부지 개발에 물꼬가 트였다. BPA가 매립지를 조성해 매각하는 역할을 넘어 건축물, 문화시설 등 핵심 상부시설 개발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BPA는 최근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 항만시설 기능 재배치 및 해양문화관광 기능재편 타당성 검토 용역’을 발주했다. 항만공사법 개정안 통과를 계기로 BPA가 처음 시도하는 매립지 상부시설 개발사업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차원이다. 용역에는 BPA가 개발·운영할 수 있는 상부시설의 범위와 성격, 실제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심사 기준 등 체계적인 매뉴얼이 들어간다. 공공성을 유지하면서 지속 가능한 사업을 시행하기 위한 적정 수익 확보 방안도 도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용역이 공공 부문이 주도적으로 나서 북항 내 핵심 구역 개발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BPA는 2024년에도 ‘북항 1단계 재개발구역 사업 활성화 및 투자유치 방안 수립 용역’을 발주한 바 있다. 총 9억 5000만 원을 들여 투자 유치와 토지 공급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용역 기간은 당초 8개월에서 18개월로 연장됐지만, 부지 매각, 활용 방안, 투자 유치를 둘러싼 실질적인 논의는 사실상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북항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대안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새로운 접근보다는 기존 진단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사업 시행자의 수익 보전에만 매몰된 접근을 반복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BPA는 이번 용역을 통해 북항 1단계 재개발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지에 대한 진정성 있는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랜드마크 부지는 북항 1단계 사업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할 핵심 시설이다. 하지만 부산시와 BPA는 그동안 랜드마크 부지 개발을 둘러싸고 행정에 엇박자를 내왔다. 하지만 전재수 부산시장은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북항 돔야구장 건립’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항만공사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던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도 전 시장에게 북항 돔구장 개발을 여야 협치 모델로 제안했다. 항만공사법 개정과 여야 협치 분위기 고조 등으로 랜드마크 개발 본격화를 위한 동력을 확보한 셈이다. BPA는 이제 상부시설 개발 참여의 주체가 되는 만큼 좀 더 책임감 있고 전향적인 자세로 북항 활성화를 위해 나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