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CEO에게 듣는다]<9> 코메론 강동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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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장 변화 적극 대처

'코메론은 창업 이후 38년간 세계 최고의 줄자를 생산하겠다는 일념으로 경영하고 있는 작지만 강한 기업입니다.' 코메론(부산 사하구 장림동) 강동헌(45·사진)사장은 투철한 장인정신과 세계 시장 변화를 빠르게 읽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태도가 성공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코메론은 현재 200여종의 줄자를 세계 80여개국에 수출해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고 국내 줄자시장 점유율도 50~60%에 이르고 있다.

일반인들은 줄자를 생산하기가 단순하고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줄자는 정밀 측정기기의 한 영역이다.

때문에 고도의 정밀성과 내구성이 필요한 기술집약형 산업이다.

국내에서는 줄자를 산업재로 취급하지만 DIY 문화가 발달한 선진국에선 소비재 일종으로 인식하고 있어 기능 디자인 인체공학적으로 우수한 제품을 생산해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코메론은 선진국과 같이 소비자 기호에 맞는 다양한 디자인과 기능을 가진 줄자를 생산하기 위해 중소기업으론 드물게 생산 원자재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제품 개발 생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 디자인 개발에 중점을 두고 매년 3∼4종의 신제품을 국내외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코메론은 국내외 특허 및 실용신안권을 200여개나 보유하고 있으며 까다로운 일본 JIS규격을 획득하는 등 품질과 기능면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난 85년 유리섬유 성형테이프 압축기술을 개발해 섬유제 줄자의 인장 강도를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98년에는 스테인리스 테이프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녹슬지 않는 줄자를 개발했다.

또 같은해 기존 줄자의 눈금 표면보다 10배나 강한 내마모성을 가지고 있는 특수나일론 코팅 줄자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 5월에는 자석훅을 이용한 줄자를 개발해 작업자들이 혼자서도 파이프 배관 등 철구조물에서 손쉽게 길이를 잴 수 있도록 했다. 자석훅을 이용한 줄자는 올해 우수산업디자인상품과 한국밀레니엄 상품에 선정됐다.

그러나 코메론의 성장에는 어려움도 있었다.

지난 97년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자체 브랜드로 미국시장에 진입했을때 인지도가 낮아 제품들은 판매되지 않은 채 공장에 쌓여갔다. 게다가 태풍이 미국 판매법인을 덮쳐 제품들을 모두 버릴 수밖에 없는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제품은 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었고 태풍 현장을 취재한 CNN방송 덕분으로 오히려 제품 인지도가 높아져 전화위복이 되었다.

코메론은 이같은 행운과 함께 미국 현지법인이 정상화될 때까지 수개월 동안 납기일을 지키기 위해 제품을 직접 비행기로 공수하는 열의를 보였다. 이러한 코메론의 노력은 신뢰로 이어졌다. 갈수록 매출은 급성장했고 미국 판매법인은 설립 3년 만에 흑자를 기록,경쟁업체들을 놀라게 했다. 김종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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