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빈 라덴…' 초등학생들 사이 개사곡 '이상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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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구 D초등학교 이모(29·여)교사는 14일 쉬는 시간에 학생들이 복도에서 부르는 노래를 듣고 깜짝 놀랐다.

'내가 제일 존경하는 오사마 빈 라덴. 나도 커서 이 다음에 테러범이 되고 말거야.'

지난 9월 11일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 국방부 건물에 여객기를 충돌시켜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의 배후인물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존경과 흠모의 대상으로 추앙받고 있는 것이다. 노래는 계속됐다. '원자폭탄 싣고와서 63빌딩(쌍둥이빌딩) 올라가 터뜨리고 자살할거야(도망갈거야).'

이 교사는 '인터넷의 영향 탓인지 '테러'와 '자살' 같은 섬뜩한 단어가 너무도 쉽게 학생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것같아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희대의 테러범으로 지목된 빈 라덴을 찬양하고 모방범죄를 다짐하는 내용의 노래가 이달들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학생들은 따라부르기 쉬운 간단한 멜로디에 붙여진 가사를 쉬는 시간과 등하교 때 친구들끼리 어울려 부르며 심지어 집에서까지 흥얼거리고 있다.

학부모 이모(38·여·부산 남구 문현동)씨는 '집에서 테러범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는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나무라자 대뜸 '라덴이 미국 테러의 범인이라는 증거를 대 보세요. 아프가니스탄을 그냥 공격하는 미국은 정의롭지 못해요'라고 대꾸했다'며 고개를 저었다.

부산대 교육학과 전윤식 교수는 '어린 학생들은 판단능력이 약해 영웅시하는 모델을 미화,무비판적으로 따라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대해 교사와 학부모들은 막무가내로 다그칠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마선기자 m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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