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종, 장수복 벗고 한의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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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은 않겠다' 맹세 깨고 '태양인 이제마' 타이틀롤

'남자 배우는 사극을 해야 연기변신을 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촬영강도에 비해 수입이 적어 한때 연기자들 사이에서 사극은 '기피 종목'이었으나 요즘은 딴판이다. 오히려 '주연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

탤런트 최수종(40)은 미소년 이미지임에도 사극 '태조왕건'을 통해 선굵은 연기로 입지를 넓혀온 대표적 케이스다. '태조왕건' 출연 이전에 사극으로 MBC '한중록''대원군',KBS '야망'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오는 24일 첫 방송되는 KBS 2TV의 30부작 '태양인 이제마'의 타이틀롤을 맡아 다시 사극에 도전한다. ''태조왕건'을 끝내고 사극은 절대 안하겠다고 맹세했는데 원작을 읽어보니까 우리 민족문화의 얼을 느낄 수 있었고,누군가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기더라고요.'

지난 5일 경기도 용인의 한국민속촌 '…이제마' 촬영장에서 만난 최수종.

'태조왕건' 때의 장수복장이 아니라 갓에 도포를 쓴 모습이 한결 가벼워보였다.

벌써 이제마 관련 책을 3권이나 읽었다는 그는 '이제마 선생이 지금 살아 있다면 노벨의학상을 탔을 것'이라며 매력에 쏙 빠져있는 듯했다. '이 선생은 태양인인데 저는 소양인이에요. 그렇다고 태양인 흉내를 내기 보단 제 스타일대로 밀고 나갈겁니다.'

요즘엔 침놓고 맥잡는 법을 이 드라마의 원작자인 최형주(한의학) 박사로부터 전수 받고 있다. '이번 배역을 맡으면서 웬만하면 대역을 쓰지 않고 제가 직접하겠다 했는데 '가짜 환자들'이 제 침을 맞아줄런지 모르겠네요.'

허준과 비슷한 인물이라는 지적에 그는 '이제마는 의술에도 능했지만 무과에도 합격한 꽤 재미있는 캐릭터'라며 사뭇 차별성을 강조한다.

이미 그는 아내 하희라가 사상의학에 따른 체질을 구분해내고 그에 따라 식단을 짤 정도여서 귀에 못이 박히라고 '사·상·의·학'을 들었다며 꽤 자신있다는 투다.

월드컵 기간 중 KBS 축구해설을 맡기도 했던 그는 '연기와 축구가 제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대 50'이라고 말해 '축구사랑'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했다. 하희라도 '남편은 아내 자식보다 축구공을 더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정도다.

'월드컵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 '월드컵 하이라이트와 재방송을 보느라 밤을 샌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꿈 속에선 국가대표로 축구장을 뛰고 있을 정도죠. 다시 태어난다면 정말 축구선수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태조 왕건에 이어 축구전도사,한의사로 '얼굴을 바꾼' 최수종의 요즘이다. 배동진기자 dj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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