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어린이 방송국' 기대해주세요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사업가 변신 가수 이상우

오는 5월 교육방송 설립을 앞두고 분주한 이상우씨

'그녀를 만나는 곳 100m 전''바람에 옷깃이 날리듯' 등으로 지난 1990년대 초 인기를 누렸던 가수 이상우(40)씨. 세인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 그의 이름 석자가 요즘 연예계에 다시 오르내린다. 가수가 아니라 음반,매니지먼트 기획사 대표가 그의 새 명함.

발굴한 보석들로는 영화 방송 가요계로 전방위 맹활약 중인 장나라를 비롯,'로또걸' 한가인과 가수 휘성,드라마 '러브레터'의 주제가를 불러 인기를 모은 트라이비(Tri-Be) 등 알 만한 이들이 줄줄이 꼽힌다. 여세를 몰아 곧 신개념의 케이블 교육방송국을 세우고 인기가 시들해진 중년 취향의 음악 재건에도 나서겠다며 의욕을 다지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의 고속터미널 인근에 있는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입구에는 그의 기획사 이름인 'One Up'이라고 적힌 주홍색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원업'은 '한발 앞서 가라'는 의미에서 그가 직접 지은 것.

사십줄의 나이에 동안(童顔)은 여전하다. 예의 '알 없는' 안경에는 이제 도수 없는 렌즈가 끼워져 있다. '사업하는 사람이 실없이 보일까 봐서…'란다.

그가 '연예 사업'에 발을 들인 건 2000년 무렵. 95년 가요계를 떠난 이후로 약 5년 동안 커피숍 체인점과 어린이 놀이시설 수익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당시 사업가적 소질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이곳으로 뛰어들었고,신인 발굴을 위해 당시 SM기획 대표로 있던 이수만을 찾아가 지금의 장나라를 만났다. '귀엽고 깜찍한 모습이 최진실을 보는 듯했죠. 거기에 아버지를 닮아 연기도 될 것 같았고,앨범 내고 곧바로 MBC 시트콤 '논스톱'에 투입했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죠. 그 여파로 음반도 2개월 만에 40만장이 팔렸어요.'

그러나 장나라는 지금 그의 기획사 소속이 아니다. '뜨면 뒤도 안돌아보고 떠나는 게 이 바닥의 속성'이라며 더 이상의 말을 꺼린다.

그러면서 '사업은 연예인 때보다 열 배 힘들지만,스무 배 재미있다'며 '사업가 체질'임을 강조한다.

음반시장의 침체에 그는 '업계가 정보기술(IT)과 수요자의 욕구를 따라가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본다. 제가 소속 가수들의 노래에 대한 휴대전화 벨소리서비스 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도 그런 차원'이라며 '깨어있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는 잊을 만하면 TV에 나온다. 노래가 아닌 MBC 단막극인 '베스트극장' 출연해 특유의 부산 사투리를 천연덕스럽게 구사한다. '사투리 대사가 아니면 출연을 안한다고 PD에게 고집하죠. 10년 동안 한 20편은 했을 겁니다. 가수로서는 (김)창환 형 다음일 걸요. 얼굴이 알려져 있으니까 사업하기 편하고 순진한 이미지 덕도 많이 보게 됩니다.'

요즘 그는 오는 5월께 방송국 출범을 앞두고 정신이 없다. 사업상 비밀이어서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획기적인 아이템이라고 귀띔한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교육방송인데 국내에선 아마 처음'이라고만 말할 뿐.

5년 후쯤 왕년의 가수들로 구성된 밴드를 결성,중년 취향의 대규모 재즈클럽을 운영한다는 '장밋빛 청사진' 아래 현재 부산 기장군 인근에 5천여평의 땅까지 확보해 둔 그는 '단순한 팬 서비스 차원을 떠나 고향 후배 가수들을 본격적으로 양성해 볼 작정'이라며 부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배동진기자 djbae@busanilbo.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