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윤’ 거부 장동혁에 당내 반발 확산… 위기 직면한 장동혁 리더십
전·현직 당협위원장 25명 사퇴 촉구
초재선 중심 사퇴 요구 확산
‘계엄 옹호’ 논란에 지도부 시험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무기징역 선고와 관련해 “계엄이 곧 내란이 아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거부하자, 당내 반발이 거세진다. 전·현직 당협위원장들이 공개적으로 사퇴를 촉구한 데 이어 친한계(친한동훈계)와 일부 소장파 의원들도 비판에 가세하면서 지도부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장동혁 지도부의 윤 전 대통령 절연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전·현직 당협위원장 25명은 지난 21일 입장문을 내고 장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무기징역이라는 준엄한 심판 앞에서도 여전히 비상식적 주장을 강변하는 것은 법치를 기반으로 하는 보수 정당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라며 “장 대표가 진정으로 지방선거의 승리를 바란다면, 더 이상 당을 민심 이반의 늪으로 밀어 넣지 말고 사퇴하라”고 밝혔다. 성명에는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당협위원장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 협의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장 대표를 공개적으로 엄호했다. 이들은 “장 대표는 115만 당원의 지지와 신임을 받고 있는 합법적이고 정당한 지도자”라며 “장 대표의 정당성을 흔드는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또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25명을 겨냥해 “이들의 공통점은 당원들의 간절한 눈빛을 외면한 채 당이 어렵다고 비겁하게 당협의 현장을 버리고 도망쳐 놓고도 방송에 나가서는 전직 당협위원장, 최고위원 등으로 당의 이름을 팔며 돈벌이하거나 따뜻한 양지만 쫒으며 희생이라고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인사들이 대부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 이후 당 내부에서는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판결 직후 공개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내며 책임을 언급했다.
서지영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서 “이런 상황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역할을 다했는지, 먼저 스스로에게 책임을 묻고 깊은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라며 “다시 보수의 가치를 복원하고, 지난 과오를 극복하기 위한 성찰의 과정 통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실천적 대안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권 의원은 지난 19일 ‘대안과 미래’ 명의 입장문에서 “법치주의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보수 정당의 일원으로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고 겸허히 수용한다”며 “우리는 불법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 헌법 질서를 제대로 수호하지 못했다.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같은 날 김미애 의원도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께 크나큰 혼란과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집권 여당의 의원으로서 이 같은 헌정사의 비극을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원조 친윤으로 분류된 윤상현 의원도 22일 페이스북에서 “비상계엄이라는 비극적 상황 또한 끝내 막지 못했다. 거듭 용서를 구한다”며 책임을 언급하고 쇄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당 내부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 노선 재정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장 대표가 절연 요구를 거부하면서 갈등은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초재선과 친한계를 중심으로 장 대표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이성권 의원은 장 대표의 판결 관련 입장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가 대국민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국민과 싸우는 당 대표가 설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주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 등을 열고 지도부 현안과 당명 개정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의원총회에서는 장 대표의 리더십을 둘러싼 공방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