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돈텔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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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클럽 배경 섹스코미디

영화 '돈텔파파'는 '유머일번지''쇼비디오자키''좋은세상 만들기' 등 TV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명성을 쌓아온 이상훈 PD의 충무로 데뷔작이다. 철없는 아빠 철수(정웅인)와 어른스러운 아들 초원(유승호),그리고 8년 만에 나타난 엄마 애란(채민서) 사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경쾌한 리듬으로 따라가는 섹스코미디.

영화는 아빠의 직장(?)인 나이트클럽으로 카메라 초점을 맞추면 섹스코미디가 되고 부자 또는 모녀관계를 그릴 땐 관객의 눈물을 쏙 빼놓는 신파조의 휴먼드라마로 버무려 소위 '냉탕'과 '온탕'을 분주히 오간다.

많은 허점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는 정웅인과 유승호 그리고 트랜스젠더 보리수로 등장한 임호의 연기는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 감독과의 인간적 의리 때문에 출연한 이영자 김미화 조형기 이은경 등 개그우먼과 탤런트들의 감초연기 역시 충분한 볼거리를 던져준다. 하지만 시도때도 없이 등장하는 화장실 유머와 육두문자,그리고 질펀한 섹스에 대한 농담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이 때문에 '돈텔파파'는 '집으로'처럼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가족영화도,다소 낯뜨겁지만 귀엽게 봐 줄 만했던 '몽정기'도 아닌 어정쩡한 모양새다. 이 감독은 그 이유를 '영화판의 텃세'때문이라고 했다. 애초의 제목은 '아빠하고 나하고'. 하지만 제작사 쪽에서 '진부하다'는 의견이 강해 제목을 바꿨고 촬영 역시 지난해 끝냈지만 개봉시기도 차일피일 미루다 1년가량 늦춰졌다. 결국 감독의 의지를 떠난 영화는 끝내 방향성을 상실했다.

그런 탓에 영화 홍보컨셉트는 '웰 메이드(well-made) 영화 포기 선언'으로 잡았다. 한마디로 오락영화라는 얘기다. 이 감독도 '이번 작품은 예술영화가 아니다'면서 '관객을 인정사정없이 웃기기 위해 만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김호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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