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람 기지 폭탄테러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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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띠 두른 테러범 위병소 근처 자폭

27일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미군기지 앞에서 일어난 폭탄테러는 자살 폭탄테러의 경우 언제 어느 곳에서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입증한 사건이었다.

바그람기지는 경계가 삼엄한데다 전날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아프간을 찾아 기지내에서 머물고 있었기에 경비가 더욱 강화돼 기지 출입구에서 자살테러가 일어나리라고 보긴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합참에 따르면 윤장호 병장은 이날 오전 다산부대에서 기능교육을 받는 현지인들의 출입증 교부를 돕기 위해 기지 정문밖에 있는 위병소로 갔다. 다산·동의부대 장병들은 부대밖으로 나와 활동할 때는 경계병이 엄호를 하지만 출입증 교부를 위해 위병소를 오갈때는 경계병이 따라붙지 않는다. 이날 다산·동의부대원들은 체니 부통령의 방문으로 외부활동을 중단하고 기지내에 머물고 있었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2시50분께 윤 병장이 출입증 교부를 위해 미군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갑자기 폭탄이 두차례 터졌다. 최소 2명으로 추정되는 테러범들이 급조된 폭탄(IED폭탄)을 몸에 두른 채 위병소 근처에서 터뜨린 것.

폭탄이 터지자 위병소 주위는 아수라장이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파편을 맞아 피를 흘리며 비명을 질렀고 여기저기서 구조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박정이 합참 작전부장(소장)은 "기지 정문에는 왕래하는 인원이 많아 피해가 큰 것으로 보인다"며 "체니 부통령이 기지를 방문한 것을 겨냥해 미군기지를 대상으로 자살폭탄 테러를 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체니 부통령은 강력한 폭발음을 들은 뒤 경호원들이 체니 부통령의 숙소로 뛰어들어 기지 정문에서 자살폭탄 공격이 있었다고 말하자 방공호로 서둘러 대피했다. 체니 부통령은 26일 파키스탄을 거쳐 바그람 기지에 도착해 하룻밤을 보낸 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예방을 앞두고 있었다.

한편 탈레반 무장세력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요세프 아흐마디는 AP통신과 가진 전화회견에서 "체니를 목표로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한국이 기여해온 데 대해 감사하며 고 윤 병장의 가족과 친구는 물론 한국인들과 희생자들의 친구 가족들에게 위로를 보낸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김덕준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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