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만날 수 있다는 편지 글 생생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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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 접한 윤장호 병장 가족 표정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 앞에서 테러단체의 소행으로 보이는 자살폭탄 테러로 한국군 윤장호 병장이 사망한 가운데 27일 오후 서울시 강서구 자택에서 윤 병장의 어머니(왼쪽 세번째) 등 가족들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 앞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로 숨진 윤장호(27) 병장의 아버지 윤희석(65)씨는 아들의 비보를 접한 뒤 "유일한 희망이었던 아들이 이렇게 됐다니 눈 앞이 캄캄하다"며 비통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윤씨는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자택에서 인터뷰를 갖고 "아들이 재작년에 자원 입대할 때 위험하다고 말렸는데 그 곳이 안전하다며 나를 오히려 설득했다"며 "사무실 책상에 아들 사진을 놓고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는데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다"고 아들을 잃은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났다.

윤씨는 "장호는 신앙심이 깊고 미국에서도 혼자 아르바이트하면서 열심히 공부할 정도로 자립심이 강한 아이였다"며 "어학 능력을 살릴 수 있고 한국보다 경험도 많이 쌓을 수 있다며 제대 후 로스쿨에 지원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자원 입대했는데 이를 말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이 미국에서 사춘기 시절을 보낼때 (나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외로워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자주 울었다고 하기도 했다"며 "(내가) 그때마다 살아계신 하느님이 옆에서 친아버지처럼 (너를) 보살펴주고 있으니 너무 외롭게 생각하지 말라고 아들을 다독거린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윤씨에 따르면 윤 병장은 아프간 부대에서 오히려 부모를 걱정하는 사려 깊은 아들이었다.

지난해 9월 직접 쓴 편지에서 "이 곳은 위험하지 않고 외롭지도 않아요. 6개월 후에 제대하면 곧 만날 수 있어요"라며 오히려 부모를 걱정하는 청년이었다는 것.

이날 인터뷰 도중 윤 병장의 어머니 이창희씨는 "진짜 장호가 죽었단 말이야?"를 반복하며 흐느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윤씨의 집을 방문한 국방부 관계자는 윤 병장 부모에게 "뭐라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사과한 뒤 "직접 가셔서 보셔야 되지 않겠습니까?"라며 현장 방문을 권했고 윤씨 부부는 곧 아들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출국할 예정이다.

윤씨 부부는 애초에는 호주에서 목회 활동을 하는 장남 장혁씨가 도착하는 대로 28일 밤 두바이로 출국한 뒤 아프간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윤 병장의 시신이 이날 쿠웨이트로 이송됨에 따라 계획을 변경해 다음달 1일 오전 7시20분 자이툰부대 6진 1차 교대병력을 태우고 쿠웨이트로 떠나는 대한항공 전세기를 이용,쿠웨이트에 도착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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