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외국계 자본 '각축장'
그랜드호텔, 한국계 러시아 부호에 매각
스펀지최근 러시아계 자본이 그랜드호텔을 인수하는 등 외국인들이 부산 해운대구 부동산 시장에 잇따라 진출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구매 목록도 특급호텔, 대형 쇼핑몰, 아파트, 공장부지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있어 '바이(BUY) 해운대' 붐을 일으키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 그랜드호텔 측은 4일 △매각 대금 1천20억원 △호텔영업 계속 △고용 100% 승계 등을 핵심 조건으로 ㈜퍼시픽인터내셔널해운(대표 김만식)에 호텔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현금 820억원에 부채 200억원을 떠안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이번 거래는 지난해 12월 28일 정식 계약이 이루어졌다.
계약서상 호텔 매수자로 된 ㈜퍼시픽인터내셔널해운은 한국계 러시아인 허모(46)씨의 투자를 유치해 그랜드호텔 인수에 성공했다. 사실상 그랜드호텔의 실질적 소유가 러시아계 자본인 셈이다. 그랜드호텔 인수에 투자한 허씨는 러시아 나호트카시 세관원 출신으로, 90년대 후반부터 육류와 생활용품 무역으로 부를 축적하기 시작해 러시아 전역에 40여개의 기업을 운영 중인 부호로 알려졌다.
이로써 1997년 재일교포 고 윤인술 회장 일가가 창업한 그랜드호텔은 10년 만에 일본계 자본에서 러시아계 자본으로 소유권이 넘어가게 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 7월에는 해운대구 우동 소재 복합쇼핑몰 스펀지가 영국계 자본 트라이시스 코리아에 1천30억원에 매각됐다. 트라이시스 코리아는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영국계 펀드 도란캐피탈파트너스(Dorun capital partners)가 스펀지 매입을 위해 만든 특수목적회사다.
또 ㈜동일고무벨트 계열사인 세일기업 소유로, 역시 우동에 위치한 지하 5층, 지상 17층의 하버타운도 개별 분양된 오피스텔을 제외하고 상가 일부가 러시아계 자본에 팔리는 등 최근 들어 외국인들의 해운대 지역 대형 부동산 구입이 잇따르고 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상업용지, 공장부지도 외국인들이 사 모으고 있는 인기 부동산 목록이다. 해운대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누적집계 결과 센텀시티 내 대우트럼프월드와 WBC the PALACE, 중동 롯데낙천대 등의 아파트와 사무실 345건 220억원 규모의 부동산이 외국인에게 팔렸다. 또 상업용지 120건 8만2천561㎡(2천280여억원), 레저용지 6건 1만8천145㎡(400억), 공장용지 1건 1만6천544㎡(300억) 등 모두 520건 59만3천여㎡(3천490억원)의 부동산이 외국인 소유다.
부동산 소유자도 미국 교포(178명)나 기타 나라 교포(84명)보다 순수 외국인(204명)이 많았다. 그러나 법인의 경우 합작법인의 부동산 소유(47건)가 순수 외국법인 소유(4건)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부동산 컨설팅 법인 ㈜예승 서성수 대표는 "일부 외국계 자본의 경우 단기 시세차익을 목표로 부동산 매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침체된 지역 경기에 새 활력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진국·박세익기자
gook72@busanilbo.com
■ 해운대 지역 외국인 부동산 취득 현황 | ||||
구 분 | 건 수 | 면적(㎡) | 금액(백만원) | |
주 | 아 파 트 | 345 | 16,853 | 22,010 |
단독주택 | 1 | 202 | 430 | |
기 타 | 11 | 443 | 887 | |
레저용지 | 6 | 18,145 | 40,838 | |
상업용지 | 120 | 82,561 | 228,312 | |
공장용지 | 1 | 16,544 | 30,000 | |
기 타 | 36 | 458,484 | 26,795 | |
계 | 520 | 593,233 | 349,272 | |
※해운대구청 제공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