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떠나고 여성·고령층 취업 바닥권… 엎친 데 덮친 부산 [커버스토리]
여성·노인 많은 부산, 경제 참여율은 최저
지난해 15세 이상 여성 52.1%
60세 이상 고령층 36.7% 차지
경제 참가율은 각각 16위, 15위
경력단절 비율도 전국 평균 상회
청년 유출 속 취업자도 8% 줄어
초단시간 근로자는 10년 새 2배
류지혜 기자 birdy@·클립아트코리아
부산 인구 구조에서 여성과 고령층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전국 최저 수준인 것으로 조사돼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고령층 많지만 노동력 활용 못해
한국은행 부산본부 경제조사팀 곽승주 과장은 26일 한국은행 부산본부에서 개최한 조사 발표회에서 “지난해 기준 부산 지역 인구 구조에서 15세 이상 여성은 52.1%, 60세 이상 고령층은 36.7%를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부산 지역 취업자 중 여성과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5.5%, 25.1%에 불과했고, 이들의 경제 활동 참가율은 17개 시도 중 각각 16위와 15위에 그쳤다”고 밝혔다. 또한 “장기 추세를 보더라도 2017~2024년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전국 17개 시도 중 평균 15.6위, 고령층은 16.1위로 나타나 전국 최저 수준이며, 2000~2016년 16개 시도 중 여성은 14.0위, 고령층은 14.2위였던 데 비해서도 더 악화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지역은 15세 이상 인구 중 여성 비중과 고령층 비중이 전국 최상위권 수준임에도 이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낮게 유지되고 있어 부산의 특징적 인구 구조를 경제 활동 인력 투입, 노동력 확보 측면에서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15세 이상 여성 비율은 52.1%로 서울(52.7%)에 이어 전국 17개 시도 중 2위로 나타났으며, 60세 이상 고령층은 36.7%로 전국 5위였지만 7대 특·광역시 중에서는 1위였다.
특히 15~54세 기혼여성 중 경력단절여성 비율을 놓고 보면, 지난 10여 년간 국가적 일·가정 양립 환경 조성 노력으로 전국의 경단녀 비율이 크게 줄었음에도, 부산은 줄어든 폭이 전국 평균에 비해 훨씬 적었다. 2014년 부산의 기혼여성 경력단절 비율은 전국 14위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7위까지 올라갔다. 여성 비율이 높은 대도시임에도, 여성들의 경제 참여율은 꼴찌 수준으로 취업 여건은 더 나쁜 것으로 분석됐다.
원인을 살펴보면, 부산 지역 경제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국 평균(62.5%)보다 훨씬 높아(75%) 언뜻 여성 고용에 유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도·소매, 숙박·음식 등 소규모 전통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아 제약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4년 기준 부산 지역 대졸여성 취업자 중 30인 미만 사업장 종사 비중은 69.9%로 전국 평균(68.3%)보다 높았는데, 육아휴직, 유연근무제 이용 등이 쉽지 않아 경력단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고령층의 경우 지역에서 일자리 질적 개선이 더디게 이뤄지면서, 희망 임금수준과 일자리의 미스매치가 일어나 고령층 경제 활동 참가를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 부산 지역 고령층 취업자 중 임시·일용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40.4%로 대도시 중 울산에 이은 2위로 나타났다.
■청년층 줄고, 청년 고용률은 더 줄고
청년층 고용률 역시 부산은 전국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질도 낮아 전국 평균 대비 주당 평균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 비중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부산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 지역 15~29세 인구는 전년 대비 3.9% 감소한 반면 취업자 수는 8%가 감소했다. 전국의 청년 인구는 2.4% 증가할 동안 취업자 수는 4.7% 감소했다.
청년층이 구직을 하지 않는 이유로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없어서”라고 응답한 비중은 2014년 40.0%에서 2024년 57.9%로 크게 늘어났다. 전국 평균은 10년간 4.9%포인트(P)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부산은 17.9%P가 늘어났다.
일자리 질과 관련 있는 주당 평균 15시간 미만 근무하는 초단시간 근로자의 비중은 2014년만 하더라도 부산지역은 3.4%로 전국 평균(3.3%)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10여 년간 2배 이상 급격히 상승하면서 2025년 7.4%를 기록, 전국(6.2%)과의 격차가 확대됐다. 현행법상 초단시간 근로자는 주휴수당,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근로자 보호 제도 대상에서 제외돼 고용의 질을 떨어뜨린다.
■여성·고령·청년층 경제활동 늘려야
최근 부산 지역은 제조업 종사자와 상용 근로자를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하는 등 대체로 양호한 고용 상황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전국에서 제일 빠른 고령화 속도를 고려할 때 여성과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고, 청년 선호 일자리를 확충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제시됐다.
곽 과장은 “부산 지역 사업체 수 대비 직장 어린이집 개소 비율은 7대 특·광역시 중 최저 수준”이라면서 “최근 추진되고 있는 중소기업 공동 직장 어린이집과 같은 정책 지원을 확대해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고령층의 경험과 전문성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령층의 경력 연계형 일자리를 적극 창출해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부산 지역은 정주 여건에 대한 청년층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부산형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 등 산학협력 사업들을 차질 없이 지속해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