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담배를 피면 왜 침을 많이 뱉나

가끔 길을 가다보면 담배를 피면서 침을 뱉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또 술자리에서 담배를 피고 재떨이나 컵에다 침을 뱉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그렇다면 왜 담배를 피우면 다른 때에 비해 침을 자주 또는 많이 뱉게 되는 것일까. 흡연자들은 보통 경험적으로 '가래가 많이 올라와 자꾸 뱉는다'거나 혹은 '입이 건조하고 텁텁해서 일부러 침을 만들어 뱉는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 담배를 피운다고 해서 침이나 가래가 더 많이 만들어진다는 의학적인 증거는 없다. 오히려 담배를 피운 후 침에 타르나 니코틴과 같은 유해 성분이 남아있을 것 같아 의도적으로 침을 뱉는 심리적 원인이 더 크다.
침은 우리 몸에 침입하는 각종 병원성 물질에 대한 1차 방어선으로 살균 역할과 점막을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 만약 침이 부족하다면 상처가 빨리 낫지 않고 점막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흡연 이후 가래가 생긴 것이라면 뱉어주는 게 좋다. 그러나 단순히 침만 뱉는다면 구강건조를 유발할 수 있으며 오히려 습관적 행동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담배를 피우면 점막은 발암물질들에 바로 노출되기 때문에 침을 뱉는다고 해서 구강 점막이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침을 삼킨다고 하더라도 그 안에 들어있는 유해성분은 흡입하는 것에 비해서는 매우 미미하다.
길거리에 침을 뱉는 행위는 여러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흡연율에 비해 길거리에 침을 뱉는 경우가 외국에 비해 매우 많다. 일반적으로 담배를 피우면서 침을 뱉는 행위는 습관성이거나 잘못된 지식으로 인한 행동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흡연으로 인해 호흡기계 질환이 생겼을 가능성은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침 뱉는 습관에는 생수를 많이 마셔 희석시키거나 껌이나 사탕을 이용해 입 안의 텁텁함을 가시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금연이다.
배은진 동아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