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소녀-늑대인간'의 3각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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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문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의 대결을 그린 뱀파이어 영화 '트와일라잇'은 지난해 개봉돼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흥행돌풍을 일으켰다. 이제 그 관심은 속편인 '뉴 문'에 쏠린다. 지난 20일 미국에서 먼저 선보여 1억4천70만 달러를 벌어들였는데 이는 개봉 첫 주 성적으로는 '다크나이트' '스파이더맨 3'에 이은 3위에 해당하는 호성적이다. 이쯤되면 뱀파이어 영화가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국내에서도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판타지 영화 '뉴 문'은 뱀파이어와 인간 소녀의 로맨스를 버무려낸다.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는 피에 대한 갈망을 갖고 있는 뱀파이어 가족들로부터 사랑하는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를 지키지 못함을 직감하고 그녀의 곁을 떠난다.

홀로 남겨진 벨라를 지켜주는 이는 오랜 친구 제이콥(테일러 로트너). 하지만 그는 뱀파이어의 적인 늑대인간이다. 제이콥은 벨라를 뱀파이어 위협에서 구해주고 그녀의 상처를 보듬어 준다.

영화는 사랑하는 벨라와 흡혈욕구 사이에서 갈등하는 에드워드, 벨라를 지키려는 제이콥, 그리고 이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벨라의 삼각 구도로 진행된다. 사랑에 빠진 에드워드와 벨라는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사랑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떠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으로 그린다.

에드워드가 떠난 자리를 채우는 이는 바로 제이콥. '뉴 문'에서 상당 부분은 에드워드가 아닌 제이콥과 벨라와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춘다. 에드워드가 빛나는 하얀 피부에 빨간 입술을 지닌 꽃미남이라면 제이콥은 근육이 발달된 '헐크' 스타일에 가깝다.

때문에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의 시원한 대결을 기대한 관객들이라면 좀 실망할 것 같다. 물론 제이콥 등이 인간에서 갑자기 늑대로 변해 대결을 펼치거나 에드워드가 절대 권력을 가진 볼투라 뱀파이어 앞에서 벨라를 위해 몸을 던져 싸움을 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뱀파이어나 늑대인간과 벨라와의 로맨스를 보충해주는 역할에 머물고 만다.

속편으로 제작된 '뉴 문'은 여성팬들을 겨냥한 로맨스 영화처럼 다가온다. 그래서일까. "너는 내가 존재하는 이유야" "너의 향기가 가장 큰 선물이야" 등 낯간지러운 대사를 끊임없이 쏟아낸다.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여성 관객들에게는 나름의 재미를 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한다. 12월 3일 개봉.

김호일 선임기자 tok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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