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넘어 세계로] 가스밸브 제조업체영도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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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산업현장·선박·플랜트… "가스용기 밸브 내게 다 맡겨라"

부산 강서구 송정동 영도산업㈜ 이광호 대표이사가 공장에서 주력 생산품인 밸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지역의 기업들은 '지방'과 '중소기업' 등의 편견 때문에 경영과 고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아낌없는 연구개발로 높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탁월한 경영 노하우와 따뜻한 기업문화로 강소기업으로 거듭난 지역의 대표적인 알짜 기업들이 있다. 이들 지역 강소기업이 '지역을 넘어 세계로' 도약하고 있는 성장스토리를 산업현장에 직접 찾아가 들어 봤다.

7일 오후 2시 부산 강서구 녹산공단 내 가스밸브 제조업체 영도산업㈜의 생산공장. 


각종 제품 국산화 앞장, 미국 등 30여 개국 수출
스테인리스 등 특수 밸브 개발 '녹색성장' 기대감

공장 한편에 가지런히 쌓여있던 황동봉들은 생산라인으로 옮겨져 섭씨 740도의 화로에서 붉게 달아올랐다. 이 황동봉은 일정한 길이로 절단됐고, 이어 프레스기에 압착됐다. 이렇게 금형작업을 마친 황동봉은 가스밸브 모양을 한 단조품으로 변신했다.

"그냥 쉽게 붕어빵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붕어빵을 굽고 난 후 반죽 중 일부가 붕어빵 형틀에서 튀어나와 붕어빵 모양이 들쭉날쭉해지는 것처럼 프레스기에 눌린 단조품도 모양이 들쭉날쭉합니다. 여기에 모양을 고르게 해주는 트리밍 작업을 하고 쇠구슬 마모작업으로 표면처리를 하면 노란색 빛이 나는 황동 가스밸브가 완성됩니다."

영도산업의 이광호 대표는 가스밸브 제조공정을 붕어빵 굽기에 비유하며 쉽게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는 "우리 회사의 강점은 가스용기의 밸브 생산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74년 설립된 영도산업㈜은 가스용기에 부착하는 밸브를 만드는 일에만 전념해 온 가스밸브 전문 제조업체다.

영도산업은 설립 이래 각종 가스밸브의 국산화에 앞장섰으며 미국와 유럽, 동남아시아, 중동 등의 3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을 정도로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가스밸브 전문 제조업체답게 가정, 산업현장, 선박, 플랜트 등에 들어가는 가스용기의 밸브는 '안 만드는 것 빼곤 다 만든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가스용기 밸브 전문 제조업체는 부산과 경남지역에서는 유일하며 전국에는 서너 곳이 있지만 기술력 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고 영도산업㈜ 직원들은 자부하고 있다.

이 업체에서는 연간 20여 종의 밸브가 230만 개나 생산돼 전국 각지와 세계로 보급되고 있다. 특히 수출과 내수 비율은 4대 6으로 중소기업들 가운데 수출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탁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출길 확대 전략을 펴온 영도산업은 지난 1992년 100만 달러 수출탑을, 2008년에는 1천만 달러 수출탑을 달성했다.

오랜 시간 수출역군의 역할을 해낼 수 있었던 건 꾸준한 연구개발로 가스밸브 분야에만 특화된 기술력을 확보해 왔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매년 매출액의 3%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한 해에 한두 건씩은 꼭 산학협력을 통해 기술혁신과제를 수행해 기술력을 향상시켰다.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특허와 수출 대상국의 기술인증 획득에 꾸준히 노력한 것도 수출 주도화로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열쇠였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습니다. 우선 스테인리스 가스밸브 생산을 맡을 제2공장을 올해 본격 가동할 계획입니다. 또 탄소저감 등 저탄소 녹색성장이 화두가 되고 있는 시대적 흐름에 대비하기 위해 특수 가스밸브 제품 개발에도 꾸준히 노력해 좋은 결실이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와 재작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탄탄대로였던 수출길의 숨이 잠깐 죽었고 올 들어 황동과 스테인리스 등 밸브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난관이 예상되지만 이 대표와 직원들은 세계적인 기술력이라는 든든한 담보를 지니고 있다.

이영웅 관리이사는 "2009년 말 매출 1천억 원, 영업이익 20% 달성을 목표로 한 '비전 2014'를 수립하면서 매출증대를 통해 최우선적으로 학자금 지원과 직원복지, 성과급 지급 확대를 실현하기로 회사 방침을 정했다"며 "'직원이 중심이 되는 회사'라는 점이 40년 가까이 성장의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말을 보탰다.

이 이사는 "매출을 늘려 회사 경영을 잘 하면 고용을 늘리고 세금도 많이 내 결국 지역경제를 살리는 것 아니겠냐"며 웃음지었다.

송승은·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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