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넘어 세계로] 디자인 선도기업 ㈜타코스
"편리성·상품성 있는 제품만 생산해요"
부산 사하구 괴정동 ㈜타코스에서 만난 고현규 대표는 대뜸 우리들에게 너무나 친숙한 접착식 메모지 브랜드인 '포스트잇(Post-it)'을 화두로 던졌다. 미국의 3M은 접착제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통해 포스트잇을 개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는 디자인도 매한가지라고 말한다. "이걸 어떻게 하면 좀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하고 고민하는 데서 혁신적인 디자인과 제품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타코스는 디자인 개발에서 제품 생산, 마케팅, 판매를 원스톱으로 진행, 수익을 창출하는 디자인 선도기업이다. 그래서인지 고 대표는 '우리는 디자인업체와 제조업체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기업'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그는 "아무리 아름다운 디자인이라도 실생활에서 사용성과 시장에서 상품성이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셜 디자인이 접목되고 면밀한 분석을 통해 제품 사용성과 상품성을 인정받는 차별화 된 제품 생산만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자인 개발서 판매까지 원스톱
세계 최초 위생장갑 '핑거냅'
유아 안전용품 '앙쥬' 대표상품
이 같은 가치를 바탕으로 재작년에 개발한 세계 최초의 손가락 위생장갑 '핑거냅'은 타코스의 대표 제품이다. 한국유니버셜 디자인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핑거냅의 디자인 콘셉트는 통닭과 피자, 도넛 등을 먹을 때 쓰는 손가락이 각종 세균과 신종인플루엔자 등에 노출돼 있다는 위생문제에서 착안했다. 고 대표는 우선 이 콘셉트의 사용성과 상품성을 철저히 분석했다. 세 손가락짜리가 좋을지, 두 손가락짜리가 좋을지 철저한 시장 조사를 벌여 두 손가락짜리로 상품화를 최종 결정했다. 개발 후 의장 등록과 상표 등록을 마친 핑거냅은 현재 국내 요식업계는 물론이고 일본과 중국, 홍콩 등에 수출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 등지의 프랜차이즈업체와도 수출 협상이 진행 중이다. 또 세계 38개국에 특허를 출원 중이어서 향후 수출 효자 제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다른 주력제품인 유아용 안전용품은 '스스로 직접 생활공간을 보다 쾌적하게 만들고 수리한다'는 DIY의 가치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앙쥬'라는 브랜드로 익히 알려져 있다. 가구 모서리 안전커버, 220V 안전커버, 손가락 보호대, 유아 기도 막힘 방지용 과즙망, 치발기 등은 안전성과 편리함의 가치가 녹아들어 국내 대형마트에 판매되고 일본, 미국 등에 수출되고 있다. 아울러 노령화사회에 대비한 친환경 노인용 매트와 미끄럼방지용 손잡이 등 고령친화용품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타코스의 성공 비결은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독창적이고 현실적인 디자인이다. 고 대표는 '성공은 차별화에서 온다'는 지론이 담긴 문구를 A4지에 출력해 회사 곳곳에 붙여놓고 직원들을 다잡는다. 디자인연구소에서는 디자인 전문가 7명이 눈코 뜰 새 없이 디자인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이는 의장등록 160건, 실용신안 16건, 상표등록 35건 등의 값진 자산으로 나타났다.
차별성을 위한 시도는 진행형이다. 지난해에는 비행조종사 연습용 헬리콥터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 납품가가 2억 원 선인 이 제품은 수십억 원에 달하는 외국산 수입 제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아 최근 육군에 10대를 납품했다. 또 3D입체영상을 보면서 의자에 앉아 진동과 바람 등을 체험할 수 있는 4D 모션기의 개발도 진행 중이다.
타코스는 최근 몇 년간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매출이 다소 주춤했지만 올해에는 해외 전시회 참가 등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65억 원 이상의 매출을 전망하고 있다. 창업 20년째가 되는 내년 하반기에는 부산디자인센터의 전시공간을 빌려 20년간의 업력을 정리하는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고 대표는 "수저나 나이프·포크 등을 사용하는 다양한 음식문화가 있지만 전 세계 사람들은 여전히 음식을 먹을 때 손가락을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핑거냅은 드넓은 시장을 갖고 있다"며 "현재 목표는 세계 유일의 제품을 만들어 2015년 코스닥에 상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