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서 퍼가기만 하는 롯데, '기업 윤리'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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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미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윤추구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한 경쟁하는 신자유주의의 부작용이 속속 드러나면서 이런 각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제는 기업이 이윤에만 목매지 말고 사회와 더불어 존립하는 책임있는 공동체가 돼야 모두가 공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제정한 기업윤리헌장에도 우리 기업은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며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그동안 롯데그룹이 보여온 행태는 적잖이 실망스럽다. 롯데그룹은 롯데 자이언츠가 부산 연고 팀이라는 이유만으로 부산시민들에게 마치 부산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기업인 것처럼 인식되면서 이 지역에서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이익을 챙기고 있다. 롯데백화점이나 롯데카드의 높은 시장 점유율 등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그러나 이에 비해 기업이 실제 부산이나 부산시민을 위해 기여하는 역할은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롯데가 부산시민을 봉으로 여기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이다. 물론 이런 지적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부산 각계 전문가와 오피니언 리더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거의 대부분 응답자가 롯데의 지역사회 기여도에 대해 극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시민들이 운동장에서 롯데를 외치는 것은 오직 야구에 대한 열정일 뿐, 롯데라는 기업에 대한 애정의 표시는 결코 아니다. 롯데그룹은 이제부터라도 부산과 상생하기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사회적 의무로 인식하고 지역에 대해 기여할 수 있는 바를 다해야 한다. 교육·문화·스포츠 사업 등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은 물론 무엇보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기 위해 백화점의 현지법인화와 수입금의 지역은행 유치 등을 단행해야 한다. 이런 노력조차 없다면 롯데도 부산에 그저 그런 기업으로만 남게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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