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기자'가 쓴 부산·경남 맛집 가이드
전남 목포 출신의 어느 지인이 물었다. "부산에도 '맛'이 있는가?" 없을 리가 있겠냐고 하니, 약간은 불신이 느껴지는 웃음을 머금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디에?"
괘씸한 그 물음에 어이없게도 자신있게 답을 주지 못했다. 그렇게 아픈 기억이 있다. 부산이라 해서 왜 '맛'이 없을까마는, 사실 부산에서 그 '맛'을 찾기는 쉽지 않다. 어디에 어떤 음식이 어떻게 있는지 친절히 알려주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2008년부터 부산일보 지면에 맛집 기사를 써오고 있는 박종호 기자. 지난 4년의 경험을 한 권의 책으로 냈다. '부산을 맛보다'(산지니/1만 5천 원).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었다.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나 행복했다. 혼자만 알기에 아까운 그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었다"는 게 그가 책을 낸 이유다.
책은 부산·경남의 명물 음식과 대표 맛집을 아우르고 있다. 돼지국밥, 생선회, 밀면, 양곱창, 부산 오뎅 등 부산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하는 명물 음식의 유래와 대표 맛집 소개뿐만 아니라 그 맛의 차이점까지 상세하게 소개해 놓았다.
봄이나 여름에 먹으면 더 맛있는 계절별 음식과 그 대표 맛집을 소개하는 것에 더해 지역별로 맛집을 구분하여 찾아보기 쉽게 정리했다. 덤으로 파워블로거들이 추천하는 연인끼리 가기에 좋은 장소, 가족끼리 가기에 좋은 장소 등도 별도로 소개하고 있다.
'부산에 오면 꼭 먹어야 할 음식'의 첫머리로 그는 돼지국밥을 꼽았다. 흔히 회라 생각하기 십상인데,의 외다. "다른 지역에도 좋은 회는 많다. 부산만의 음식으로 보기엔 무리다. 돼지국밥은 부산과 그 인근이 본고장이다. 다른 지역에선 보기 힘든 음식이다.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이 맞다."
맛과 음식에 자신이 없으면 할 수 없는 말이다. 허투루 쓴 책이 아니란 이야기다. 부산·경남의 식도락 가이드 역할을 충실히 해줄 것으로 보인다. 임광명 기자 kmy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