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진중 사태, 정상화 해법 찾기는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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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등을 요구하며 전국에서 몰려든 제2차 '희망버스'행사 참가자 1만여 명과 경찰 간의 물리적 충돌은 정말 유감스럽고 우려되는 일이다. 지난 주말 이틀간 부산 도심 곳곳은 도로 점거와 최루액·물대포로 얼룩졌다. 불법 시위와 강경진압 모두 대립과 갈등 악화만 야기시킬 뿐이라는 점에서 안타깝다. 시위 참가자들이 자진 해산했고, 양측 간 큰 피해가 없었던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분명한 것은 '희망버스' 집회는 진정한 해결책이 아니다. 희망버스 추진단 측이 곧 강행하겠다고 밝힌 제3차 행사는 중단하는 게 바람직하다. 지난 수년간 되풀이해 온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다.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86일째 35m 높이의 크레인 위에 머물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농성도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규모의 시위대를 모집해 도심을 혼란스럽고 시민들을 불안케 하는 시위를 벌이는 것은 결코 수긍할 수 없다. 더욱이 진보정당과 사회단체 등까지 조직적으로 개입해 일개 기업의 노사 문제를 정치·사회적 쟁점으로 확대, 재생산하면 해법 찾기는 더욱 난망일 뿐이다.

한진중 사태는 현재 노사 양측과 부산시, 부산상의, 부산고용노동청,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등이 지난달 27일 타결된 노사 합의안을 바탕으로 해법을 모색 중이다. 눈앞의 문제만 미봉하려 하지 말고 보다 근원적인 해법을 도출해 내야 한다. 진정한 해법은 한쪽의 양보와 희생만으로 이뤄낼 수 없다. 노사 모두 공멸이 아닌 공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회사 측이 경영난만 내세울 게 아니라 직원들이 해고불안을 떨쳐 낼 수 있도록 확실한 믿음을 보여줘야 한다. '희망버스' 주최측도 제3차 집회강행이 과연 한진중 사태의 정상화를 위한 최선의 해법 찾기인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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