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여름 원하세요? 그럼, '살림의 기술' 배워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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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유용한 '생활의 지혜'

여름이 코앞, 아니 벌써 여름이다. 갑작스러운 더위에 급하게 선풍기를 꺼내고, 커튼도 떼어 낸다. 그래도 불안하다. 눅눅한 습기, 불쾌한 냄새와의 전쟁을 앞두고 뭔가 든든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여름이면 어김없이 날아드는 모기나 날파리는 또 어떤가? 눅눅한 잠자리로 밤새도록 뒤척이는 불면의 밤도 걱정이다. 월동 준비 못지않은 '월하 준비'에 소홀할 수 없는 이유다. 여름을 쾌적하고 시원하게 나는 살림법을 소개한다.

·옷에 땀 얼룩, 예방이 최선

아끼는 옷의 변색은 이성 친구의 변심만큼이나 견디기 힘들다. 변심이든 변색이든 예방이 중요하다. 한 번 입은 옷을 빨기 아까워(?) 옷걸이에 그대로 방치했다가 다시 입는 경우가 종종 있다. 며칠 뒤 보면 흰옷은 겨드랑이나 목 뒷부분이 누렇게 변하기도 한다. 그대로 방치하지 말고 땀이나 암모니아 성분을 없앤 후 보관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스프레이로 땀이 밴 곳에 물을 뿜은 후 수건으로 꼭꼭 눌러주면 끝.

냄새 나는 옷, 소다·식초 넣고 다시 세탁하길
이불 사이 신문지 끼워두면 '습기 제거' 효과
침대 매트리스, 커버 벗겨 햇볕에 자주 쬐어야


얼룩이 일단 생기면 제거하기 힘들다. 면 100% 소재일 경우, 40~50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염소표백제를 넣어 10분 정도 세탁을 하면 얼룩이 제거되기도 한다. 이때 물 4~5L 기준 소주 반 컵 정도 표백제를 넣으면 된다. 하지만 요즘 옷은 대부분 혼방 소재이고 면 100%라도 색깔이 있는 옷은 이 방법을 쓰지 못해 얼룩 제거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

한국세탁업 중앙회 조진우 부산지회장은 "세탁소에서는 약품과 열을 이용해 표백 처리를 하지만 집에서는 어렵다"며 "특히 폴리우레탄 소재가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표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구매 때 소재를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묵힌 빨래는 냄새의 원인

분명 세탁기에 옷을 넣고 돌렸는데. 옷에서 쉰 냄새가 난다. 향긋한 세제를 넣어 몇 번이나 세탁을 해도 소용이 없다. 세탁기에만 들어가면 얼룩은 물론 냄새도 사라질 줄 알았는데, 이 무슨 조화인가?

빨래에서 냄새가 난다면 세탁 전 축축한 옷을 겹쳐 놓았을 가능성이 높다. 세탁 후 세탁기에서 바로 꺼내지 않고 넣어 둬도 냄새가 난다. 세균이 좋아하는 환경에 빨래를 방치했기 때문이다. 젖은 빨래를 세탁기 속에 던져놓고 하루 이상 묵히면 안 된다는 이야기. 당연히 젖은 빨래는 바로 빨아주는 것이 좋다.

세제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세탁물을 모아 빨 계획이라거나 부득이하게 자주 빨래를 못할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빨래를 걸어서 말린 후 세탁한다.

이미 냄새나는 옷이 되었다면 소다나 식초를 넣고 다시 세탁을 한다. EM 원액을 몇 방울 떨어뜨려도 좋다. 뜨거운 물에 세탁을 하면 냄새가 잘 빠진다. 면 소재의 옷이라면 푹 삶는다. 양이 많지 않다면 비닐봉지에 물과 옷을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것도 방법이다. 혼방 소재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헹궈 준다.

·옷장에도 선풍기 바람을

신문은 세상을 읽는데도, 말리는(?) 데도 유용하다. 옷장 안의 이불이나 옷 사이에 놓아두면 습기 제거 효과가 탁월하다. 세탁소에 드라이클리닝을 맡겼던 옷의 비닐 커버를 벗기지 않았다면 여름에는 반드시 벗겨서 보관하자. 바람이 통하지 않아 여름이 지나면 옷이 상하기 때문이다. 옷 위에 앉을 먼지가 걱정된다면 비닐 대신 부직포 커버를 씌워야 한다.

장마에 대비해 옷장에 습기 제거용품을 너무 많이 넣어둬도 문제다. 섀미나 가죽, 모피 소재의 옷을 보관하는 곳에 제습용품을 많이 두면 쪼그라드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들 소재는 적당한 습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 지회장은 "제습제를 사용하기보다 옷장을 열어 선풍기의 약한 바람에 30분 정도 쐬어 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2~3일 비가 연이어 오는 날은 매일 옷장을 열고 환기를 시켜준다.

·하수관 구멍 막아야 모기 안 물려
모기는 보통 나무 높이 아래에서 생활한다. 조류의 피가 주된 먹잇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무 높이 이하의 집에 산다면 모기와의 전쟁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제일 효과적인 것이 방충망. 보통 4~5년 이후에는 미세한 손상이 생기므로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구멍을 발견했다면 시중에 판매하는 소형 부착식 방충망을 덧붙여 부분 보수를 해 준다.

고층 아파트에 산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대개 아파트 지하에 빗물 등을 모으는 집수장이 있는데, 이곳이 모기의 온상이다. 이 집수장은 각 층의 베란다에 설치된 하수관과 연결되어 있다. 그러니 모기를 막으려면 베란다 하수관 뚜껑을 잘 덮어야 한다. 아파트에서 공동으로 집수장 방제를 해주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법이다.

숲이나 야외로 놀러 갔을 경우는 밝은 색 옷을 입으면 모기에 덜 물린다.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이동규 교수는 "숲모기는 일반 모기와 달리 낮에 활동하는데, 밝은 색 옷에 앉으면 눈에 잘 띄기 때문에 모기가 본능적으로 싫어한다"고 말했다. 스프레이 형태의 모기 기피제를 몸에 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과일 뒤처리 급하면 냉장고 이용
수박, 참외, 복숭아…. 생각만 해도 입에 침이 괸다. 여름 과일을 좋아하는 건 날파리도 마찬가지. 녀석들을 피하고 싶으면 과일을 먹은 후 뒤처리를 즉시 해주는 것이 상책이다. 바로 버리는 것이 귀찮다면 껍질을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버리는 것도 방법이다.

과일 껍질뿐 아니라 음식물쓰레기는 여름 살림의 대표적인 골칫거리. 냄새와 날파리를 쫓으려면 적어도 하루에 한 번 이상은 버리는 것이 제일 좋다.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EM 희석액이나 소다를 뿌리는 것도 효과가 있다. 음식물쓰레기통 청소를 깔끔하게 해주면 냄새와 날파리가 덜 생긴다. 쓰레기를 버린 후 바로 청소를 해 줘야 한다. 세제나 소다를 이용하면 찌든 때도 잘 닦인다.

·매트리스 뒤집으면 잠자리 편안
땀과 습기로 눅눅한 잠자리는 상상만으로도 불쾌하다. 불면의 밤을 피하고 싶은 이들은 시원한 소재로 이불을 만들어 보자. 대표적인 것이 인조견. 예전에 할머니들의 속옷 바지에 주로 쓰던 소재인데, 표면이 차가워 여름철 이불 소재로 인기다. 면이나 레이온을 가공해 표면에 요철처럼 주름이 생기도록 만든 리플도 여름이면 찾는 이가 많다. 일명 '찌짐이 천'으로 불리는데, 까슬한 느낌이 특징이다.

패브릭 전문가 최경숙 씨는 "리넨, 리플, 인조견 소재는 덮는 이불로도 좋고, 얇게 솜을 넣어 촘촘하게 줄누빔을 해서 패드로 사용하기도 적당하다"고 말했다.

침대 매트리스 위에 대자리를 깔고 얇은 패드를 놓아 시원한 잠자리를 만드는 이들도 있다. 또 아이들 해열 패치에 사용되는 젤을 이용한 매트 제품을 구매하는 이도 늘었다. 하지만 젤 매트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시원한 느낌이 많이 줄어드는 것이 단점.

침대 매트리스의 경우, 정기적으로 커버를 벗겨 바람과 햇볕을 쬐어주는 것이 관리의 정석이다. 시원한 잠자리를 위해서는 매트리스를 뒤집어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에이스침대 황성희 숍 매니저는 "요즘 침대 매트리스는 상하의 재질이 다르다"며 "윗부분은 양모 등 따뜻한 소재로 만들고, 아랫부분은 상대적으로 덜 따뜻한 소재로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몸에 닿지 않았던 매트리스 아래 부분은 윗부분보다 스프링이 더 탄탄한 상태. 매트리스가 덜 꺼지기 때문에 시원한 기분이 든다.

·에어컨 실외기도 청소해야

한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에어컨을 다시 틀 때는 청소를 해 줘야 한다. 필터 청소는 집에서도 간단하게 할 수 있다. 이물질을 제거하고, 물청소 가능한 부분은 세제를 사용해 씻어주면 된다. 하지만 열처리기를 비롯한 에어컨 내부는 전문가 서비스를 신청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 청소 때 간과하기 쉬운 실외기도 반드시 손질을 하자. 먼지를 털어주고, 물걸레질을 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숯·소다 용액, 신발 냄새 제거
냄새가 심한 신발은 보관 때 신발 안에 숯을 넣거나 소다 용액을 살짝 뿌려 주면 냄새 제거에 도움이 된다. 여름철 시원한 맥주나 탄산음료를 마시고 남았다면, 화장실 변기 청소에 이용해 보자. 변기에 부은 후 한 시간 정도 놓아두었다가 물을 내리면 찌든 때와 악취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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