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도자기 대중에게 더 가까이 가길 희망"
소설 '신의 그릇' 작가 신한균 사기장

부산MBC는 19일 보도자료를 냈다. 국내 첫 도자기 사극의 가제로 '불의 여신, 정이'가 정해졌다는 소식이었다. 부산MBC는 아울러 사극의 대강을 언급하며 처음 알려졌던 소설 '신의 그릇'을 토대로 한 것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내용의 드라마라는 점에서 새 제목을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소설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원작료 계약을 맺었어요. 소설은 제가 썼지만 드라마는 저와 무관하지요. 원작료를 받았으니 소설에서 모티브만 얻든, 소설 그대로 드라마를 제작하든 제가 상관할 바는 아닙니다."
지난 2008년 출간된 소설 '신의 그릇'의 작가이자 사기장인 신한균(53) 씨. 드라마가 어떤 형태와 내용으로 전개되든, 그는 소설을 통해 도자기를 대중의 관심 영역에 집어넣은 인물로 평가 받는다.
부산MBC 국내 첫 도자기 사극 관련 주목
"제 바람은 오직 하나입니다. 우리 도자기가 몇몇 소장가로부터만 주목 받지 않고 소설이 됐던, 드라마가 됐던, 대중적인 호흡을 하며 광범위하게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겁니다." 그는 직업 작가가 아니라 사기장이면서도 소설 창작에 그토록 집착했던 이유가 우리 도자기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사실 드라마는 원작에서 모티브만 얻고 전혀 다른 내용으로 방향을 트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설은 젊은 조선 사기장이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강제로 끌려갔지만 그곳에서 뛰어난 예술가로 성공하고 사회적 지위도 크게 얻은 뒤 황도(이도다완)를 빚기 위해 조선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걸로 돼 있습니다."
드라마는 차이가 있는 듯했다. 주인공부터 그랬다. 소설은 남자이나 드라마는 여자로 설정됐다. 시대적 배경이 임진왜란 전후인 것은 비슷하나 지역적 배경은 소설이 일본을, 드라마는 부산 왜관에 초점을 뒀다.
"'신의 그릇'은 소설이지만 주인공 이외의 주변인물은 가능한 역사 속의 실존 인물을 등장시켰습니다. 사실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였지요. 실제로 고증을 철저히 했고요." 그는 소설 자료를 수집하는데만 10년이 걸렸다고 했다.
그는 조선 사발을 재현한 우리나라 최고의 사기장이자 한국 도예계의 최고봉으로 추앙받은 고 신정희 선생의 장남으로 경남 양산 신정희요(窯)를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다.
백현충 기자 cho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