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넘어 세계로] 감속기·밸브 강소기업 ㈜성일하이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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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전산단 이전·신기술 제품으로 '제2창업' 선언

㈜성일하이테크 강용희 대표가 터빈에 들어가는 초정밀 기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원태 기자 wtkang@

올해로 창업 35주년을 맞은 ㈜성일하이테크는 올해 초 부산 사하구 무지개공단에서 강서구 화전산단으로 확장 이전했다. 이 회사 강용희(64) 대표는 1978년 부산진구 범내골 교차로 인근에 성일하이테크의 전신인 성일정기를 설립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외연이 커지면서 사상구 학장동, 감전동, 사하구 무지개공단으로 회사를 이전했고 이번에는 화전산단으로 네 번째 이사를 했다.

화전산단 이전은 '제2의 창업'에 비견할 만큼 의미가 특별하다. 매년 매출액의 6~10%를 신제품을 위한 연구 개발과 시설 투자에 쏟아부었던 노력의 대가가 화전산단으로 확장 이전 후 본격적인 매출 신장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매년 매출액 6~10% 연구개발 투자
태안화력발전소 감속기 공급 성공
연매출 급신장, 500만불 수출 목표


강 대표는 "올해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연매출액이 300억 원 이상으로 급신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대 후 부산의 한 산업용 기어 제조업체에서 일하다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했다. 이는 그가 지금까지 줄곧 사업을 하는 계기가 됐다.

강 대표는 "당시 일했던 곳에서 쓰던 프레스기를 분해한 뒤 고쳤는데 기계 소음도 줄고 작동도 잘 됐다. 이를 본 사장이 나의 성실함과 기계를 보는 능력을 알아봐주더라"며 "이후 기계 설비를 빌려 산업용 기어를 만드는 일을 직원 1명과 함께 시작하게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성일하이테크는 현재 지역의 대표적인 감속기와 밸브 생산업체로 성장했다. 산업용 기어 분야에서 감속기 분야로, 이어 밸브 분야에 차례로 사업을 확장했다.

감속기는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모터의 회전력을 산업 용도에 따라 줄여주는 매우 중요한 설비다. 성일하이테크는 주먹만한 크기부터 전장 12m, 중량 30t에 이르는 대형 감속기까지 제작해 국내 글로벌 철강, 석유화학 업체와 각종 산업현장에 공급하고 있다. 3년 전에는 화력발전소의 미분기에 들어가는 감속기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강 대표는 "석탄 덩어리를 잘게 가루로 부수는 역할을 하는 미분기는 독일이나 일본에서 기술을 들여와 쓰고 있고, 미분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감속기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우리는 감속기의 국산화에 성공했고 지난해 9월 처음으로 태안화력발전소에 감속기를 공급했다"고 말했다.

성일하이테크는 삼천포화력발전소를 비롯해 하동과 당진, 보령의 화력발전소에서도 최근 공급을 약속했거나 공급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또 내년부터 국내의 많은 화력발전소에서 미분기 감속기의 교체 시기가 돌아오는 점을 겨냥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성일하이테크는 밸브 사업을 강화하며 밸브 분야 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 중 밸브 쪽이 20%를 차지했다면 내년에는 밸브 매출 비중을 60%까지 늘릴 계획이다.

밸브는 버터플라이 밸브와 릴리프 밸브를 주력으로 생산해 조선 및 해양플랜트, 석유화학 플랜트, 열병합발전소 등에 공급하고 있다. 밸브를 열고 닫는 부분이 나비를 닮은 버터플라이 밸브의 경우 가압형과 가변형이 있는데 특히 가압형의 경우 내마모성이 높아 수명이 길고 고온, 고압에 강한 이 회사만의 기술력이 농축된 자랑거리다. 중국과 미국, 일본에 특허도 있다.

릴리프 밸브는 압력용기나 보일러 등에 사용된다. 일정 압력 이상으로 올라가면 가스를 탱크 외부로 분출하는 역할을 한다. 성일하이테크는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150㎏/㎡의 압력까지 견디는 밸브를 개발, 밸브 기술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올 하반기 수출도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9년 100만불 수출탑을 달성했으며 올해는 500만 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미국 GE로부터 버터플라이 밸브의 납품을 의뢰받아 협의를 진행 중이다.

성일하이테크는 6년째 매년 한두 가지씩 신제품을 내놓고 있으며, 올해도 세계가 깜짝 놀랄 만한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강 대표는 "새로운 개념의 감속기 개발을 끝내고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며 "더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 전 직원들이 노력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매출 500억~600억 원의 기업으로 성장하고 5년 뒤에는 상장을 해 직원들에게 노력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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