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해운대·남포동 인근 갈 만한 곳
입력 : 2012-09-20 08:00:48 수정 : 2012-09-21 10:13:00
영화만 본다고요? 공예박물관·깡통시장… 즐길거리도 많아요
고은사진미술관. 부산일보 DB ·수영구청 제공부산국제영화제의 메인 이벤트는 영화다. 하지만, 부산까지 와서 영화만 보고 갈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해운대해수욕장 같이 너무 알려진 곳은 식상해 영화 보기에도 아까운 시간을 낼 수 없다. 마침 행사장에서 가까운 곳에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깨알 같은 재미를 주는 명소가 제법 많다. 1시간 이내 거리이니 자투리 시간에 둘러볼 수도 있다.
#고은사진미술관
고은사진미술관은 2007년 고은문화재단(이사장 김형수)이 설립한 부산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이다. 본관은 해운대구청 옆 해운대구 중동1로에 있고, 신관은 해운대구 해운대로 452번 길 요트경기장 사거리에 있다. 작품 판매를 하지 않는 공익미술관이다.
영화제 기간 동안 본관은 '사진 미래色' 전을 연다. 강재구, 권진우, 김태동 작가가 참여하는 전시로 한국 사회의 군대 문화, 다문화 사회에 대한 모순적 태도, 도시의 이면에서 안식처를 찾는 현대인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신관에서는 오형근 작가의 '중간인(中間人)' 전을 연다. '중간인'은 군대 일반 사병들의 모습을 조명한 초상 사진 작업이다. 신관은 부산 프랑스문화원과 마주하고 있는데, 프랑스문화원도 영화제 기간 동안 프랑스 사진작가 바르자지 디드(Barzasi Diid)의 'Projectionist. Please focus' 전을 개최한다. 본관, 신관, 프랑스문화원 모두 월요일은 휴관이다. 입장료 무료.
#마담투소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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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담투소 부산. 부산일보 DB ·수영구청 제공 |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 센텀시티 6층에 있는 '마담투소 부산'은 지난 6월부터 내년 3월까지 세계적 유명인사들을 실제의 모습을 빼닮은 밀랍인형 20종을 전시하고 있다. 배용준을 비롯해 조니 뎁, 스파이더맨, 안젤리나 졸리, 브래드 피트, 오드리 헵번, 성룡 등 세계적인 유명 인사들을 밀랍인형으로 만날 수 있다. 단순히 관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유명 인사와 함께 다양한 상황을 연출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밀랍인형들은 마담투소의 창시자 '마리 투소'(Marie Tussaud)가 고안한 전통방식으로 유명인사의 몸 전체 특성 500여 가지를 정밀하게 측정한 후 재현됐다. 미국, 영국, 태국, 중국 등 전세계 13개 지점이 있는데 힘줄, 치아, 머리카락까지 실제 인물과 흡사하다. 하나의 밀랍인형을 만드는데 약 3개월의 시간이 걸릴 정도로 정밀하게 작업한다. 36개월 미만(입장료 무료)을 제외한 모든 관람객들의 입장료는 9천 원.
#지승공예박물관 |
| 지승공예박물관. 부산일보 DB ·수영구청 제공 |
지난해 6월 해운대구 부산 해운대구 중동 달맞이언덕 기슭에 문을 연 이 박물관은 지승공예 작품들을 전시한다. 지승(紙繩)공예란 한지를 가늘고 길게 자른 뒤 손으로 꼬아 끈을 만든 뒤 생활 공예품을 만드는 것이다. 큰 작품 하나를 만들려면 적어도 6개월에서 2년은 걸리기 때문에 작업 과정이 지난하다.
이곳에서는 40여 년간 한지공예를 다뤄온 김금자(72) 작가의 작품 15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닥종이 인형, 다기세트, 호리병, 투각 느낌이 나는 항아리와 화병, 미투리(짚신), 주루막(망태) 등 한지 공예품과 다기, 전각, 서예 등 작품이 다양하다. 박물관이라면 번듯하고 규모도 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김 작가 부부가 사는 해운대 달맞이언덕 50평 남짓한 빌라를 리모델링한 '하우스 뮤지엄(House Museum)' 형식의 아담한 박물관이다. 관람료는 없지만 예약해야 한다. 051-741-6504.
#옥련선원 |
| 옥련선원. 부산일보 DB ·수영구청 제공 |
부산 수영구 민락동 백산(白山)에 있는 전통 비구니 사찰이다. 최근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이 절은 유서 깊은 역사, 조형미 넘치는 정원과 더불어 탁월한 조망 포인트가 매력이다. 조계종 직할 교구인 조계사의 말사로, 670년(문무왕 10년) 원효대사가 산 이름을 따 백산사라 이름을 정했다가, 1635년(인조 13년) 해운선사가 옥련암으로 이름을 바꾸었으며, 1976년 옥련선원으로 최종 개칭했다. 910년(성덕왕 9)에는 최치원(崔致遠)이 이 절에 은둔하여 참선하기도 했다고 한다.
경내로 들어서면 정갈한 전각들과 어울린 정원이 전통 조경의 진수를 보여준다. 벚나무, 작약, 명자나무, 배롱나무, 홍도화, 백도화 등 온갖 수목들이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꽃을 피워 무릉도원을 방불케 한다. 또 1992년 1천500t의 화강석으로 제작한 약 15m 높이의 미륵대불도 유명하다. 해운대 마천루와 광안대교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조망은 옥련선원의 화룡점정이다.
#부평동 깡통시장 |
| 부평동 깡통시장. 부산일보 DB ·수영구청 제공 |
부산 중구 부평동 부평시장 수입제품 골목을 이르는 말이다. 한국전쟁 당시 부산에 주둔하던 미군 부대에서 반출한 깡통음식들을 난전에서 사고 팔았던 것이 시작이다. 부산항을 끼고 있는 부산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현재 3개 블록 400여 개의 점포가 각종 수입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는데, 외국 상품에 관한 한 무엇이든지 주문만 하면 "살 수 없는 것은 없다"는 것이 이곳 상인들의 말이다. 한때 밀수품 유통의 온상으로 오해를 받았지만 지금은 많이 정화됐다.
#봉래산 둘레길 |
| 봉래산 둘레길. 부산일보 DB ·수영구청 제공 |
부산 영도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봉래산(395m)은 부산 앞바다를 끼고 도는 주변 경치가 한 폭의 풍경화같이 일품인 데다 중구, 서구, 동구, 사하구, 부산진구, 해운대구 등 부산의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산이다. 산 전체가 원추형을 모양이고 산록의 사면은 가파른 편이이다.
봉래산 둘레길 코스는 다양하지만 백련사에서 시작해 정상을 거쳐 목장원 쪽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대략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며, 다시 목장원 아래의 절영해안산책로를 향해 발길을 돌리면 남해안의 절경과 바다 내음에 취하며 여독을 풀 수 있는 최상의 산책코스다.
봉래산은 또 부산에서 곤충이 가장 많이 서식하고 있는 산으로도 유명하다. 환경부 보호대상인 고려집게벌레와 늦반딧불이 등 희귀종을 포함, 16목 127과 658종이 관찰됐다고 한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