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국내 늦깎이 신예들의 반란
워밍업은 이제 끝… 메가폰 잡은 중년들
명왕성'충무로의 내일은 우리 차지'
올 부산국제영화제(BIFF) 한국영화 비전 부문에 진출한 감독들은 이같이 외칠 것 같다. 비전 부문에선 기성 감독보다는 신예들의 약진이 돋보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런데 좀 의외다. 무대에 오르는 10명의 감독을 보면 40~50대 늦깎이 신인이 6명. 그렇다고 이들의 영화마저 '중고'라고 하면 곤란하다. 게다가 출연배우들은 조성하, 이다윗, 김꽃비, 마동성, 장영남, 배수빈, 소유진 같은 낯익은 이름도 적지 않다. 신예 감독들의 반란 속으로 들어가 본다.
한국영화 비전부문 신예 약진
스타배우 출신 유지태 감독 등
다양한 이력 거친 신인들 많아
역시 가장 눈길을 끄는 이는 스타 배우와 단편 감독을 거쳐 첫 장편 데뷔작을 빚어낸 유지태 감독이 아닐까. '마이 라띠마'는 감독 유지태의 세상을 향한 문제의식이 눈길을 끈다.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30대 초반의 남자,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국제결혼 한 20대 초반의 태국 여성, 두 남녀의 성장 드라마이자 멜로물로 그들의 성장통이나 사랑, 이별 등은 그들만의 것이 아님을 드러낸다.
'공정 사회'를 버무려낸 이지승 감독도 눈여겨볼 신예 중 하나. 미국 뉴욕대 영화이론 석사과정을 마친 후 한국영화아카데미 프로듀싱과정 책임교수로 몸담으며 아카데미 출신 제자 김승현(뉴커런츠의 '누구나 제 명에 죽고 싶다')과 나란히 장편 데뷔작을 들고 부산을 찾는다. '모범시민'의 여성 버전이라 불리는 '공정 사회'는 괴한들에 의해 무참하게 살해당한 아내와 딸의 사적 복수에 나서는 남자의 이야기를 연상시킨다. 딸의 성폭행범에 대한 엄마의 복수라는 점에서는 오픈 시네마에 초청된 '돈 크라이 마미'와 비교되는데 배우 장영남이 열연을 펼친다.
올해 칸영화제 비평가 주간에서 단편 '순환선'이 수상하면서 급부상한 교사 출신 신수원 감독의 두 번째 장편 '명왕성'도 관심을 끌 만하다. 명문대 입학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짓도 마다치 않는 고3 우등생들 이야기를 담았다. 사회적 문제의식, 복합적 플롯 등 '파수꾼 이후'로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억의 소리'를 출품한 이공희 감독은 단편영화 감독, 충무로 조감독, 신춘문예 등단, 뒤늦은 미국 유학길 등 변화무쌍한 이력을 자랑한다. 50대 중반 늦깎이 신예의 장편 데뷔작은 의문의 자살을 선택한 언니에 대한 동생의 기억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방송국 PD를 접고 충무로에 뛰어든 뒤 두 번째 장편 '낭만파 감독의 편지'를 연출한 최위안 감독. 작가 안정효의 동명 중편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반복된 일상생활에서 탈출하고자 보내온 남편의 편지를 오해한 아내의 심리 행동변화를 색다른 구성과 실험적 스타일로 버무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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