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성악가 "한 단계 성숙의 계기 삼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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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수상자, 테너 김성현 씨

"부일성악 콩쿠르를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난도 있는 본선 곡을 골라 고생했는데 대상까지 차지해 기쁩니다." 고태국 선생 추모 제13회 부일성악 콩쿠르에서 대상을 차지한 테너 김성현(28·한예종 졸) 씨는 국내 최고 수준의 콩쿠르에서 큰 상을 받은 기쁨을 마음껏 표현했다.

이날 심사위원들은 김 씨의 폭넓은 표현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김 씨는 "가사를 읽고 또 읽는다. 오페라 아리아는 배경까지 공부해 느낌을 살리려고 애쓴다. 노래하지 않을 때에도 뉘앙스나 해석을 떠올리려 한다. 그래서 표현력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늦깎이 성악가'다. 고교 때까지 음악과 인연이 전혀 없었다. "일반계고인 전남 여천고를 다니던 중 음악 선생님께서 권유해 시작했습니다." 이후 전남대로 진학했다가 한예종으로 옮겼고 본격적인 성악가의 길을 걸었다. 출발이 늦은 김 씨는 노력으로 극복했다. "많은 콩쿠르에 나갔습니다. 경험을 해보고 싶었고 무대에 서는 게 행복했어요. 연습한 성과를 혼자 판단하지 않고 무대에서 확인하고 싶었어요. 떨어져도 계속 나갔는데 지난해부터 성과가 나더군요. 지난 2년간 20개 정도 상을 받았어요." 수없는 도전 끝에 얻어낸 김 씨의 입상 경력은 화려했다. 굵직한 것만 해도 한국음협콩쿠르 대상인 문화부장관상, 동아음악콩쿠르 2위, 엄정행 콩쿠르 대상 등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대회를 휩쓸다시피 했다.

김 씨는 계속 공부하겠다는 열의를 감추지 않았다. 곧 미국이나 독일로 유학을 떠날 계획이다. 김 씨는 "서른이 넘어도 공부해야 될 것 같은데 늘 지원해주는 아내와 가족에게 너무도 고맙다"고 말했다.

김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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