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삶 담은 독립영화 '소리굽쇠' 밀양서 촬영
경남 밀양 출신 위안부 할머니의 삶을 소재로한 독립영화 '소리굽쇠'가 밀양시 삼랑진읍에 있는 '온정횟집'에서 촬영에 들어갔다. 작은 사진은 재능기부를 통해 손녀딸 향옥역을 맡은 배우 조안(맨 오른쪽) 씨가 열연하는 모습. 밀양시 제공국내 최초로 일제강점기 위안부의 삶을 다룬 독립영화가 경남 밀양에서 촬영된다.
국내 독립영화제작사인 아시아홈엔터테인먼트는 한중합작 독립영화 '소리굽쇠'를 기획해 최근 경남 밀양에서 영화촬영에 들어갔다고 9일 밝혔다.
영화촬영은 밀양과 서울, 중국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전체 영화의 70% 분량이 삼랑진 인도교 등 밀양시 일원으로 밀양이 주무대다.
한·중 합작…전체 분량 70%
배우·스태프 재능기부
밀양시도 제작 적극 협조
'소리굽쇠'는 밀양 출신 위안부인 박옥선(90) 할머니의 삶을 소재로 한 작품.
박 할머니는 18세 때인 1941년 고향 밀양에서 방직공장에 취직하는 줄 알고 중국 헤이룽장성의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가 해방될 때까지 3년여 동안 일본군 병사들을 상대하는 지옥같은 생활을 해야했다. 일본 이름 '아키코'로 불리던 할머니는 해방후 중국 마을에 정착해 삶을 살아오다 2000년 초 한국 나눔의 집으로 이주해 지금까지 생활하고 있다.
영화는 일제강점기 중국으로 끌려가 청춘을 보냈던 귀임(극중 이름)과 한국으로 유학을 떠난 귀임의 유일한 혈육이자 희망인 손녀 향옥(극중 이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영화는 두 여인의 삶을 통해 한국 사회가 처한 과거와 현재의 고통을 아우른다.
귀임역에는 중국 조선족 배우로는 중국 정부로부터 최초로 '국가 1급 배우' 칭호를 받은 이옥희 씨가 캐스팅됐고 향옥역은 국내 유명 여배우 조안 씨가 재능기부를 통해 출연한다. 연극 '빨간 피터의 고백'으로 유명한 고 추송웅 선생의 아들이자 배우 추상미의 오빠인 추상록 씨가 메가폰을 잡았다.
제작을 맡은 아시아홈엔터테인먼트 김원동 대표는 "20년이 넘는 세월 수요집회에도 불구하고 아직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문화운동을 통해 이 문제를 국제사회에 부각시키는 것이라는 판단에서 영화제작을 결심했다"며 "제작비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금과 배우와 스탭들의 재능기부, 일반인들의 후원으로 충당하고 영화수익금은 다시 위안부 할머니의 역사를 알리는 일에 전액 재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밀양시도 엄용수 시장이 직접 영화촬영장을 방문하고 전담직원을 배치하는 등 영화제작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영화는 올해 광복절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원활한 제작진행을 위해 1만 원, 3만 원, 5만 원, 10만 원 이상 단위로 나눠 일반인 후원을 받고있다. 후원계좌(IBK 기업은행 296-072215-01-015 예금주 나진희 소리굽쇠).
강태봉 기자 momen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