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유행 패션 트렌드] '헐렁한' 흰색 셔츠 쓱 걸쳐도 멋있다면, 당신은 가을 여자!
입력 : 2013-09-06 09:36:39 수정 : 2013-09-06 14:36:43
'듀엘' 매장의 카무플라주 무늬 원피스와 운동화. 남성적인 무늬를 여성적으로 표현했다. 신세계 센텀시티 제공'가을은 일평균 기온이 20도 미만으로 떨어진 뒤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 기상청의 기준에 따르면 올 가을은 26일이나 돼야 온다는데, 옷 가게들은 이미 가을 채비를 끝냈다. 신세계 센텀시티의 도움으로 올가을의 패션 경향을 확인했다. 일상 속에서 유행을 연출하는 팁과 짧아진 가을에 대처하는 업계의 고심도 같이 엿보았다.
■짧은 가을을 어쩌나
신세계 센텀시티 여성복 매장들은 F/W(가을/겨울) 제품으로 완전히 물갈이를 했지만, 문제는 아직 코트보다 반팔 티셔츠를 더 많이 찾는 날씨라는 점이다. 가을의 핵심 쇼핑 아이템인 외투(아우터)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점퍼처럼 연출할 수 있는 남방, 롱 니트카디건처럼 안에 톱이나 반팔을 입고 걸칠 수 있는 가벼운 아우터를 많이 찾습니다." 랩 매장의 도강희 숍매니저 말이다. 듀엘 매장에도 원피스 위에 소매를 꿰지 않고 어깨 위에 얹는 느낌의 숏 재킷과 카디건이 아직은 대세다.
점퍼처럼 연출할 수 있는 남방이나
가벼운 롱 니트카디건 아우터 인기
레깅스 위 엉덩이 덮는 상의 대중화
여러 옷 겹쳐 입어 세련되게 연출
'군복 위장 무늬' 카무플라주 유행
문구 넣은 레터링 디자인 핫 아이템
그래도 가을. 톰보이 매장에는 가을의 대표 선수 트렌치코트가 대거 등장했는데, 한 가지 옷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연출할 수 있는 트랜스포머식 디자인이 많다. 케이프 부분을 활용해 코트+숏재킷, 코트+베스트 식으로 분리돼 각각의 아이템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사철 아이템이 된 야상점퍼도 트렌치코트나 일반 점퍼식으로 변형된 디자인들이 눈에 띈다.
■오버사이즈의 대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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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보이' 매장의 인조 가죽 숏재킷과 오버사이즈 재킷. 소매를 걷으면 레터링 디테일이 드러난다. 신세계 센텀시티 제공 |
F/W 패션쇼 무대에서 볼 수 있었던 눈사람처럼 과장된 오버사이즈의 경향은 실제 브랜드에서는 누구나 적용해 볼 만한 사이즈로 대중화됐다. 상의는 여유 있게, 하의는 타이트하게 입는 스키니진 또는 레깅스 패션도 오버사이즈를 시도하기에 좋다. 톰보이 매장 한윤선 숍매니저는 "레깅스 위에 엉덩이를 덮는 상의와 박스형 아우터를 입는 패션이 완전히 대중화됐다"고 말했다.
오버사이즈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커다란 사이즈의 남자 와이셔츠 같은 흰색 셔츠나 강렬한 체크무늬 남방을 티셔츠 위에 어깨선을 내려서 걸치듯 입거나, 성글게 짠 큰 사이즈의 니트 스웨터, 어깨선에 각이 잡힌 스트라이프(줄) 무늬의 남자 양복 같은 재킷, 라펠(깃)이 크고 어깨선이 한참 내려온 코쿤(누에고치처럼 둥글고 풍성한 디자인)형 코트도 모두 오버사이즈의 변형이다.
여러 겹의 옷을 겹쳐 입는 레이어드 패션도 오버사이즈 룩의 친구다. 단, 오버사이즈 셔츠나 스웨터에 허리선이 높은 짧은 플레어 스커트를 입는다든지, 오버사이즈 외투를 입을 때에는 몸에 붙는 하의를 선택하고, 소매를 걷어올려 답답한 느낌을 덜어 준다든지 하는 연출법을 지키지 않으면 자칫 진짜 눈사람처럼 커 보일 수 있으니 주의할 것.
■무늬는 과감하게올가을 최고의 유행 무늬는 카무플라주, 군복의 위장 무늬다. 단 무늬가 선명하게 보이는 '대놓고 밀리터리룩'이기보다는 언뜻 봐서는 어떤 무늬인지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세련된 색상과 디자인으로 변형된 아이템들이 눈에 띈다.
듀엘 매장의 카무플라주 무늬 원피스가 대표적인 예. 상의는 붙고 다소 높은 허리선 아래로 치마가 봉긋하게 마무리된 지극히 여성스러운 디자인의 원피스에 짙은 푸른색 또는 와인색 카무플라주 무늬를 전체적으로 채워 넣었다. 랩 매장에는 다양한 디자인의 외투에 카무플라주 무늬가 적극 반영됐다. 짙은 녹색과 검은색 외에도 회색, 베이지색 등으로 표현된 카무플라주 무늬가 흡사 꽃무늬처럼 흩어져 있다.
이 밖에 체크는 스코틀랜드의 전통의상을 떠올리게 하는 붉은색 타탄체크를 필두로 흑과 백이 격자 무늬로 맞물린 하운드투스 체크와 각기 다른 체크 무늬를 과감하게 겹친 디자인들이 다양하게 등장했다.
문구를 그려 넣는 레터링 디테일도 뜨거운 아이템. 톰보이 매장에는 재킷의 소매를 걷어올리면 뒷면에 영문 레터링 디테일이 보이는 위트 있는 디자인들이 눈에 띈다.
■펑크족이냐 요조숙녀냐가죽점퍼와 스터드(징) 액세서리, 껄렁한 연출법으로 요약되는 펑크 패션과 상체를 우아하게 감싸고 내려와 풍성하게 퍼지는, 소위 '핏 앤드 플레어' 요조숙녀 패션이 동시에 유행으로 떴다. 펑크의 핵심 소재인 가죽은 기존 라이더 재킷 외에도 레깅스, 미디플레어 스커트 등에 다양하게 사용됐다. 랩 매장에서는 남자 옷처럼 크고 직선적인 실루엣과 여러 개의 와펜(문장) 장식, 스터드 등으로 장식한 조끼형 가죽재킷이 인기를 끌고 있다. 워커형 부츠와 스터드로 장식한 운동화, 클러치도 펑크 패션 아이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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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매장의 오버 사이즈 가죽 라이더 조끼와 징 장식 액세서리. 신세계 센텀시티 제공 |
핏 앤드 플레어 패션의 주요 아이템은 주름 자락이 풍성한 플레어 스커트. 다소 짧은 스웨트 셔츠에 짧은 플레어 스커트를 받쳐 입으면 발랄하게, 원피스나 무릎 길이의 플레어 스커트를 활용하면 우아하게 연출할 수 있다. 듀엘 매장의 김민지 숍매니저는 "플레어 스커트에 카무플라주 무늬 운동화를 신는 것처럼 전형적이지 않게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고 권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올 가을 이렇게도 연출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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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의 펑크 액세서리. 최혜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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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엘의 플레어스커트, 랩의 체크셔츠 연출법. 톰보이의 변형 트렌치코트.(왼쪽부터) 최혜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