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디자이너 그룹 '12935'] 검정과 하양 섞어 20대 순수 표현
젊고 패기만만한 '12935'의 젊은 디자이너들. 전대식 기자"부산 패션산업에 제2의 전성기를 불러 일으키자고 뭉친 젊은 디자이너 그룹입니다. 당차고 패기만만한 작품, 기대해도 좋습니다."
'12935'? 전화번호나 암호가 아니다. 지난 2009년 부산에서 패션·의상학과를 전공한 디자이너들이 만든 그룹 이름이다. '12935'는 부산의 경도(129도)와 위도(35도)를 나타내는 숫자. 유일무이한 부산의 좌표처럼 부산 사람이 부산만의 옷을 만들겠다는 뜻이 담겼다.
참가자 개별 브랜드·공동작업 옷 40여 벌 선봬
부산에 뿌리 둔 부산 색깔 물씬 나는 작품 추구
구성원은 '포일'의 조하나(29·여), '플래닛244'의 김지희(27·여), '오버랩'의 이상임(26·여), '에프코코로미즈'의 이세진(28·여), 제갈신(30) 등이다. 이들은 제각각 승마복 분위기의 옷에서 발랄하고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주는 옷까지 다양한 개성의 옷들을 만들어왔다. 개성과 스타일은 다르지만 모두 부산에 뿌리를 두고 옷 디자인에 "목숨을 걸었다"고 외치는 점은 공통적이다.
그룹 결성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독창적인 옷으로 여러 번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지만, 그래서 오히려 색안경을 끼고 시샘하는 눈들도 많았다. 주변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어 스스로 빚을 내 공동 매장을 만들고 작업장을 꾸려나갔다. 힘들 때마다 초심으로 돌아가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그러기를 수년째 하다보니, 이제는 디자인부터 재단, 재봉, 판매까지 서로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정도'가 됐단다.
지난 5월 '12935 패션디자인협동조합'을 출범시켜 점점 외연을 넓히고 있다. 그동안 저마다 따로 자체 브랜드 이름으로 프레타포르테나 박람회 등에 참가했지만 '12935라는 공동 명칭으로 나가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이번 쇼를 분수령으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에 판로를 개척할 예정이다.
이번 쇼에 출연하는 옷은 검정과 하양을 섞어 20대의 순수함과 열정을 살렸다. 초대 조합 이사장을 맡은 조하나 씨는 "5명의 디자이너가 만든 개별 브랜드 옷과 공동 작업한 옷 등 40여 벌이 선보일 것"이라며 "특이한 이벤트보다는 옷 자체만으로 관람객의 눈길을 잡고 싶다"고 말했다.
전대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