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새 명물 '생태탐방선' 타 보니…
"시원한 강바람에 다채로운 풍경… 가슴이 뻥~ 뚫려"
"부웅~ 붕~ 붕!" 지난 8일 오전 10시 30분 부산 북구 화명동 화명생태공원 선착장에서 '낙동강 생태탐방선'이 첫 출항을 알리는 뱃고동을 울렸다. 이는 낙동강 옛 뱃길이 복원됐음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했다.
길이 17.2m, 폭 4.48m의 20t짜리 생태탐방선은 탑승 정원이 33명이다. 2층 구조로 된 배의 1층에는 양옆으로 앉을 수 있는 좌석 30개가 설치돼 있다. 2층에는 벤치가 구비돼 시원한 강바람을 그대로 맞을 수 있어 탑승객들이 즐거워 했다.
이날 취항식 후 생태탐방선이 출발하자 속도가 느린 탓인지 물살에 배가 흔들렸다. 하지만 속도가 붙자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며 흔들림 없이 운항하기 시작했다. 하이힐을 신은 여자 승객이 2층에 서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정도였다. 화명동에서 경남 양산시 물금 방향으로 뱃머리를 돌리자 화명신시가지 아파트단지를 배경으로 잘 가꿔진 화명생태공원의 전경이 나타났다. 반대편으로는 대동수문과 함께 부산 강서구와 경남 김해시 들녘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전원풍경을 연출했다.
8일 취항, 옛 뱃길 복원
정원 33명·2층엔 벤치 구비
화명생태공원·김해 들녘…
강에서 바라본 경치 이색적
생태 해설도 재미 더해
대동화명대교 밑을 지나는 것은 색다른 볼거리였다. 차량으로만 다녔던 이 다리와 양산낙동강교, 구포대교 등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교량을 정면과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것은 이색 경험이었다. 이날 배에 탄 노주섭(80) 씨는 "낙동강을 이렇게 다녀보는 것은 처음"이라며 "가족들과 강바람과 주변 풍광을 즐기며 두 시간 정도를 배를 탄다면 스트레스가 풀릴 것 같다"고 말했다.
생태탐방선 남인성 문화관광해설사의 생태 해설이 재미를 더했다. 1970~80년대 낙동강 재첩이 유명해 북구 구포, 사상구 엄궁에 사람들이 몰렸다는 옛 이야기, 바닷물과 민물이 섞여 염분이 적은 물이 있는 기수지역의 필요성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졌다. 첫 취항 당일 날이 흐려 배에서 새들을 보지 못했지만, 낙동강을 찾는 철새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았다.
남 해설사는 "시민들이 낙동강을 직접 탐방하며 부산과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생태탐방선에는 모두 9명의 해설사가 배치돼 탑승객 구성에 따라 취향에 맞는 다양한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란다. 해설을 듣기 원하는 사람은 무선수신기와 이어폰을 끼고, 원하지 않는 사람은 편하게 낙동강 경관을 감상하면 된다. 2층에는 쌍안경도 따로 갖춰져 있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생태탐방선은 4~10월에는 사하구 을숙도에서 화명동을 거쳐 물금까지 48㎞ 코스(왕복)를 운항(2시간 30분 소요)한다. 철새가 대거 찾아오는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화명동~물금 구간(왕복 22㎞)만 운항(1시간 10분 소요)한다.
부산시는 오랜 시간 탑승하기 어려운 관람객들을 위해 단거리 운항도 고려 중이다. 또 생태탐방선 운항을 기념해 12~17일 무료 체험행사를 진행한다. 1시간가량 걸리는 을숙도~구포대교 코스는 오전 10시 30분, 오후 2시에 출발한다. 40분 정도 소요되는 을숙도~일웅도 코스는 오전 11시 30분 출항한다. 예약 및 문의는 낙동강 생태탐방선 운영사무소(051-294-2135)로 하면 된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