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재난·범죄 대응 '빅데이터 시대'로 성큼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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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제2차 부산시 통합재난관리위원회에서는 소셜미디어와 각 기관에 흩어져 있는 정보인 빅데이터를 활용한 재난대응체계 구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부산시 제공

본보가 지난달 11일부터 창간 68주년 기획 '빅데이터가 시민 안전 지킨다'는 시리즈 연재를 통해 제안한 '빅데이터 활용 재난·범죄 대응 시스템'이 부산에 구축돼 정착될 전망이다.

재난과 범죄에 취약한 부산의 안전을 확보하고 도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소셜미디어 등의 빅데이트를 활용한 시스템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이 고조되고,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다.

15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제2차 부산시 통합재난관리위원회'에서는 지난 8월 25일의 기습 폭우 당시 드러난 관·군·경 등 기관별 정보공유 및 협조체계 부족, 지휘체계 혼란 등 문제점 해결방안이 논의됐다. 통합재난관리위는 지역 안전분야의 최고 의결기구다.

"사전 징후 파악·사후 대처
유용하게 활용될 것"
市 통합재난관리위원회서
도입·구축 주장 쏟아져

본보 창간 68주년 기획
시리즈 기사 보도 계기
지역 사회 관심 고조

본보와 공동 취재 동아대
내년에 전문 연구소 개소
주요 학회 발표도 앞둬


이날 회의에서 소셜미디어와 각 기관에 흩어져 있는 정보인 빅데이터를 활용한 재난 대응체계 구축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통합재난관리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은 "소셜미디어에는 홍수 피해, 교통상황 등 다양한 이상 징후나 피해실태가 축적된 데이터들이 많다"며 "이런 데이터들을 분석해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피해상황을 신속히 전달하거나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해 부산시의 빅데이터 재난·범죄 대응 시스템 구축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육군 이형석 53사단장도 "8월 폭우에서 각 기관들이 현장상황에 대해 신속히 파악하지 못해 지휘체계에 혼선이 발생했다"며 "관련기관들이 현장상황을 보다 신속히 파악할 수 있도록 소셜미디어, 스마트폰 앱 등의 각종 현장정보를 제때 수집·공유할 수 있는 장치나 시스템이 있으면 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과 재난 관련기관에서도 본보와 동아대 등이 이번에 공동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제시한 '부산지역 재난·범죄 지도'를 정책에 활용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이 지도는 대표적 소셜미디어인 트위터에 최근 2년 6개월 동안 올라온 40억여 개의 각종 데이터를 종합분석해 부산 16개 구·군 및 재난·범죄 유형별로 세분화한 것이다.

부산기상청은 지난 8월 기습 폭우로 발생한 피해상황과 지역별 강우량을 파악하기 위해 본보의 빅데이터 재난·범죄 지도를 주요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해운대구의회 한병철 의원은 지난달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구청 등이 빅데이터 재난·범죄 지도를 활용해 통합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빅데이터 재난·범죄 지도에서 범죄 우려 지역 1위로 꼽힌 해운대구는 예방을 위해 CCTV 설치 등 통합대책이 절실하다"며 "일부 선진국들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자연재해나 범죄를 예방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만큼 해운대구청도 빅데이터를 활용, 구민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양두환 금정경찰서장은 "인력순찰 중심의 범죄 예방활동은 지역 내 수많은 우범지역을 일일이 파악할 수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시민 제보, 소셜미디어 정보 등 다양한 빅데이터 활용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범죄 예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회와 재난전문가들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재난·범죄 대응 시스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본보가 내놓은 부산 재난·범죄 지도와 빅데이터 재난·범죄 대응 시스템 구축방안은 오는 12월 한국정책학회와 한국행정학회의 동계학술대회에서 각각 발표된다.

두 학회는 각각 국내 정책과 행정분야에서 권위 있는 학회로 알려져 있다. 학회 측은 최근 화두로 떠오른 빅데이터가 재난·범죄 관련 정책분야에 미칠 영향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아대의 경우 내년 초 '빅데이터 공공관리연구소'를 개소해 정기적으로 국내·외 재난 위험지수를 발표하는 등 지역 대학에서도 빅데이터를 정책에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동아대 이동규(행정학 박사) 석당인재학부 교수는 "공공관리연구소는 다양한 빅데이터 분석기법을 활용, 재난관리체계에 새로운 정책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라며 "빅데이터 활용은 이제 공공정책분야로 확산되고 있어 부산시도 적극 빅데이터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윤경·김 형 기자 moon@busan.com

본보 68주년 창간기획 시리즈 '빅데이터가 시민안전 지킨다' 1편 '부산 재난지도 분석해보니'와 2편 '부산 범죄지도 분석해보니'를 보도한 9월 11일자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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