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접촉] 北 침투부대 vs 美 전략무기… 협상장만 바라보며 무력시위

한반도 긴장 상황이 지속된 24일 남북은 군사력 대결을 펼치며 '기싸움'을 이어갔다.
북한은 잠수함, 특수전부대원에 이어 공기부양정까지 전방에 배치하며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무력시위를 계속했다. 한·미 양국도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시점을 검토하는 등 맞대응에 나섰다.
북한
"최후결전" "전쟁 맛 보여 주자"
관영 언론 통해 분위기 고조
공기부양정 대거 전진 배치
남한·미국
"가혹한 응징으로 도발 봉쇄"
B-52 폭격기·핵잠수함 등
미군 전략자산 전개 검토 중
■북한, 3대 침투전력 전진배치
24일 복수의 군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군은 준전시상태 선포 이후 평안북도 철산군의 기지에 있던 공기부양정 20여 척을 서해 남포 해상까지 전진 배치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북방한계선(NLL)에서 북쪽으로 60여㎞ 거리의 고암포로 이동할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부양정은 침투 목적의 특수부대원을 신속히 수송하는 선박. 북한이 보유한 핵심 3대 침투전력(잠수함·공기부양정·특수부대원) 중 하나다.
북한은 나머지 침투전력인 잠수함 50여 척을 한·미 감시망에서 벗어난 수중으로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일부 정예 특수부대원은 대북 확성기 방송 타격 등을 위해 전방지역으로 전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의 공기부양정은 길이 21m로 최대속력 시속 74~96㎞인 '공방Ⅱ'(35t급)와 길이 18m로 최대속력 시속 96㎞인 '공방Ⅲ'(20t급) 등 두 종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스텔스형 고속침투선박(VSV)도 서해 NLL에서 근접 거리의 서해상에서 식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은 또 준전시상태 선포에 따라 전투기 등 공중 전력을 격납고로 옮기고 일부 기종은 비행기지를 바꿔 전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 상당수 전력이 평소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미뤄, 준전시상태의 매뉴얼이 적용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관영 언론을 동원해 전쟁 분위기도 고조시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부터 마지막 6면까지 남한과 미국에 대한 증오심을 유발하며 체제 수호를 위한 결집을 촉구하는 글과 사진을 실었다.
■한·미, 미군 전략자산 배치 검토
북한의 무력시위가 강화되자 한·미 양국도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본격 검토를 시작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양국은 현재 한반도 위기 상황을 지속적으로 주시하면서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 시점을 탄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미 양국이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뤘으며 다만 배치 시점을 두고 한반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략자산은 막대한 파괴력으로 적의 군사적 근원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로 항공모함, 핵잠수함, 핵폭격기 등을 가리킨다.
한·미 양국이 현재 한반도 배치를 유력하게 검토 중인 미군 전략자산은 B-52 장거리 전략폭격기와 핵잠수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무기가 한반도에 들어올 경우 북한의 지뢰도발과 포격도발로 벌어진 이번 사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
북한은 미군 전략자산이 한반도 주변에 출현하기만 해도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미군이 지난해 2월 초 B-52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서해 상공으로 출격시켜 훈련비행을 하자 북한은 미국이 대북 '핵타격 연습'을 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