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연중기획 나눔 4부 우리 함께 관심과 동참을!] 8. 기부문화 활성화 위한 부산시민 원탁토론
"자판기 기부·기부 릴레이… 부담 없고 재밌는 기부 많아요"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제1회 시민 아이디어 공모전 & 제2회 부산시민 원탁토론'이 지난 18일 부산창조재단 주최로 부산일보사 10층 소강당에서 열렸다. 정대현 기자 jhyun@지난해 여름 유행했던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는 얼음물을 뒤집어쓴 사람의 사고방식만 뒤흔든 것이 아니었다.
기부는 '눈물 짜내는' 방법으로만 가능한 줄 알았던 이들에게 '재미'와 '몸으로 느끼는 의미'가 새로운 자극제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한 변화의 계기였다.
지난해 '아이스 버킷' 유행
기부에 대한 인식 바꿔
시민 40여 명 모여 토론
다양한 아이디어 봇물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
어릴 때부터 기부 교육을"
어떻게 하면 재밌는 기부, 할수록 또 하고 싶어지는 기부 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
기부 DNA를 가진 '진성 시민' 40명이 머리를 맞댔다. 지난 18일 오후 부산창조재단 주최로 부산일보사에서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부산시민 원탁토론'이 펼쳐진 것. 요즘 흔히 이뤄지는 100인 토론에 비하면 숫자는 많지 않았지만 적은 인원이 쓰임새 있는, 농도 짙은 기부 아이디어들을 쏟아냈다.
■착한 자판기? 쿠폰 기부?
"착한 자판기라고 들어 보셨나요?" 원탁토론 1부에서 진행된 '제1회 시민아이디어 공모전 1차 당선자' 발표에서 도휘성(25) 씨는 길에서 흔히 만나는 자판기 사진을 꺼내 들었다. "생수가 보통 700원 하는데요. 1천 원을 받고 나머지 300원은 기부를 하도록 만드는 거에요. 기부를 잘 하지 않는 이유를 주변에 물어보니 첫째,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둘째, 금액이 부담이다, 셋째, 번거롭다는 이유를 들더라고요. 금액이 많지 않고 접근성 뛰어나고, 간단하게 할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대개 300원 남으면 호주머니 어디를 굴러다니다 없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돈을 모아 좋은 일에 쓸 수 있다면 개인적 만족감도 높아질 테고요."
자판기 운영자의 신뢰성과 투명성 등 과제가 남았지만 '톡톡 튀는' 아이디어에 모인 시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권영(35·여) 씨는 도장 10개를 채우지 못해 버려지는 쿠폰들을 모아 이를 카페, 식당 등에 가져다주고 기부를 이끌어내자고 제안했고 진신해(45) 씨는 매일 1%의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 그 줄인 만큼을 마일리지로 쌓아 기부할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 또 이형희(37·여) 씨는 "처음 스타트 멤버 10명이 2명씩을 추천해 기부 릴레이를 하게 하고 연결된 이들을 묶어 소모임을 만들어 주면 어떻겠냐"며 활동지 발간과 소모임 횟수 등을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이런 식으로 모인 기부금을 어떤 좋은 곳에 쓸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들도 모였다. 오유리(32·여) 씨는 "감천문화마을이 있는 사하구 감천2동에만 미등록 경로당이 10곳이나 된다"면서 "우리 집 옆에 미등록 경로당이 세워진 게 죄라며 포기한 채 선풍기 한 대로 이 더위를 버티는 미등록 경로당을 도와주자"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