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조 라이트 감독, "아이디어는 원작, 이야기는 완전한 재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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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비에스투데이 김상혁 기자] 100년 이상 여러 변주를 해온 '피터팬'은 대중들에게 익숙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 앞 이야기, 피터가 어떻게 날게 됐는지, 후크는 어떻게 해적선을 몰게 됐는지, 요정 나라는 어떤 나라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8일 개봉을 앞둔 영화 '팬'은 우리가 알고 있는 '피터팬' 이야기의 프리퀄에 해당한다. 상상으로 충분히 흥미로울 법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이와 관련 1일 일본 도쿄의 페닌슐라 호텔에서는 한국 기자단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조 라이트 감독과 주연 배우 휴 잭맨, 리바이 밀러가 참석했다.

'피터팬'은 주요 등장인물들이 소년 소녀이기에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 영원히 자라고 싶지 않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조 라이트는 이 유명한 동화의 프리퀄로 영화 '팬'을 만들며 피터팬 탄생 이전의 이야기를 담았다.

조 라이트는 '팬'을 연출한 이유로 "아내와 아이들의 애착관계를 보며 아이들을 위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아이들이 부모님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러면서 엄마와 아이의 각별한 관계를 그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동화 '피터팬' 그간 많은 변주가 있었다. 그러나 조 라이트는 '팬'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아이디어는 원작에서 따왔으나 이야기는 완전한 재창조다. 원작에서는 아주 적게 나오는 검은 수염을 가지고 새 틀을 짰다"고 했다. 

그렇다고 원작에서 가져온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팬'은 강렬한 색감과 화려한 특수효과, 새로운 크리쳐들 등 흥미로운 볼 거리로 가득하다.

조 라이트는 "원작이 내포한 환상적인 분위기는 좋았다. 그걸 영화에서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며 상상력을 스크린으로 옮기게 된 바람도 이야기했다.

영화의 시작은 2차 세계대전이 한 창인 20세기 중반의 런던이다. 이와 관련 조 라이트는 "나는 런던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런던을 걷다보면 과거의 유령들이 내게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라며 "런던 곳곳은 아직 2차 대전의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다. 이런 부분이 과거에서 현대까지 이어지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고 시대 배경에 대한 설명을 곁들였다. 

'팬'에서 후크는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서부영화의 등장인물처럼 나온다. 2차 세계 대전에 배경은 런던이기에 이런 후크의 모습이 눈에 띈다.

특별히 이런 연출을 한 의도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조 라이트는 "1940년대 암울한 런던 속의 소년에게 서부시대의 카우보이는 미지의 세계다. 그래서 '그런 인물이 네버랜드에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후크에게 그런 이미지를 씌웠다. 네버랜드는 피터가 원했던 상상의 세계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한국 배우 나태주의 활약도 눈에 띄는 부분. 트램폴린에서 날렵한 몸놀림을 선보인 그에 대해 조 라이트는 감탄했다.

"무술 전문가를 만난 건 처음이다. 나태주는 무술 실력과 연기력을 겸비한 다재다능한 친구다. 인간의 신체로 어떻게 저런 장면을 만들어내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액션은 기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그는 "전개상 그가 루니 마라를 안아야하는 장면이 있었다. 액션에서는 거침없던 그였지만 그 장면에서는 굉장히 부끄러워했다. 그래서 촬영이 힘들었다"고 소소한 일화를 공개하며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사진=워너 브러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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