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광장] 서울대생 'A+학점' 비법 '실망'
'수동적 공부법' 개선 필요
최근 한 지상파 방송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서울대학교 학생의 A+ 학점 받는 비법을 보여줬다. 제작진은 연속 두 학기 이상 평균학점이 4.0을 넘는 서울대 재학생 46명을 대상으로 그들만의 공부법을 물었다.
우리나라 최고 지성으로 일컬어지는 서울대 학생의 공부법은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서울대 학생들은 뭔가 특별하고 남다른 방법으로 공부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송에서 뜻밖의 결과를 볼 수 있었다. 서울대 학생들이 높은 학점을 유지하는 비결은, 교수님의 수업 내용을 그대로 받아 적고 그 내용을 통째로 외우는 것이었다.
이들은 키워드나 도식을 이용해 교수님의 강의를 요약해 필기하지 않았다. 대신 교수님의 말 하나하나를 문장 형태로 받아 적고, 필요할 때에는 녹음도 했다. 학생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필기 노트를 여러 차례 정리해 그대로 외우는 것처럼 보였다. 베일에 감춰져 있었던 서울대 학생들의 공부법이 이처럼 수동적이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기자도 대학 시절 두 학기 연속으로 전 과목 A+ 학점을 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 다큐멘터리를 보기 전 지방대 학생인 기자의 공부법과 서울대 학생의 공부법이 얼마나 다른 모습일까 하고 궁금해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 속 서울대 학생들과 기자는 놀라울 만큼 똑같은 방법으로 좋은 성적을 얻었다. 평소 자신의 공부법을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해왔던 기자는 이런 결과가 퍽 실망스러웠다.
정부는 창조경제를 국정 기조로 내세우고 개인의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중요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록 일부지만 방송에서 접했던 서울대 학생의 공부법을 보니 아쉬움이 들었다.
물론 대학에서 모든 학습이 이런 식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일방적 강의를 토대로 시험으로만 학생을 평가하는 대신, 수업 진행과 평가 방식을 보다 다양하게 해 학생이 창의적 사고를 하도록 유도하는 노력도 많다. 물론 이보다 중요한 게 하나 있다. 학생이 공부하는 진정한 이유에 대해 스스로 성찰하는 것이다.
최위지 시민기자
경성대 신문방송학과 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