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딛고 일어선 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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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인 1일 부산 학생교육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서 정신대문제대책부산협의회 김문숙 이사장이 소녀상에 무궁화 꽃목걸이를 걸어 주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정면을 향해 눈을 부릅뜬 소녀상은 두 발로 땅을 디딘 채 일어서 있었다.

3·1절인 1일 오후 2시, 부산 부산진구 어린이대공원 학생교육문화회관 광장 입구에서 시민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열렸다. NHK 등 일본 언론도 참석해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소녀상 건립에 앞장선 김문숙 정신대문제대책부산협의회 이사장은 "소녀상을 만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어린이대공원서 제막식
시민 힘으로 2년 만에 결실




국내에 세워진 50여 개의 소녀상 대부분은 의자에 앉아 주먹을 쥔 모습이다. 부산에 세워진 이번 소녀상은 일어서서 걸어나가는 모습을 담아 냈다. 이 소녀상을 제작한 이원석 조각가는 "소녀가 하나의 모습으로 박제화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소녀상 건립에는 각계 각층의 노력이 보태졌다. 대학생들은 가방과 팔찌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성금 모금에 나섰다. 행정적 절차는 토목설계회사를 운영하는 장인철 대표가 맡았다. 행사에 참석한 유정희(80) 씨는 "학생들이 성금을 모으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영혼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모금에 참여한 대학생 김지섭(24) 씨는 "드디어 결실을 맺어 마음이 벅차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성금으로 만들어진 소녀상은 2014년부터 건립을 준비했다. 처음엔 일제강제동원역사관 앞과 부산시민공원 내에 건립을 추진했으나 부지 확보가 여의치 않아 표류하다 최근 현재의 장소가 마련되면서 건립이 본격화됐다. 조소희 기자 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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