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진 공포] 저녁 8시 30분만 되면… 또 지진? '후덜덜'
동시간대 월요일 발생 눈길
"저녁 8시 30분만 되면 신경이 곤두섭니다."
최근 잇따라 한반도를 강타한 대규모 지진이 저녁 시간대에 집중되면서 '지진 공포증'에 시달리는 시민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을 확산시킨 지난 19일 규모 4.5의 지진은 오후 8시 33분에 일어났다. 이 지진의 본진으로 추정되는 지난 12일 규모 5.8의 지진은 오후 8시 32분에 일어났으며, 전진 성격인 규모 5.1의 지진도 12일 오후 7시 44분에 발생했다. 12, 19일이 같은 월요일이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시민 박 모(37·수영구 광안동) 씨는 "퇴근 후 가족들과 보내던 단란한 시간이 지진으로 산산조각 난 기억 때문에 저녁마다 무기력증과 우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 대규모 지진은 저녁 시간에 일어날 확률이 높은 것일까. 전문가들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강태섭 교수는 "지진을 비롯한 모든 자연 현상은 임의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인간이 정해놓은 '시간'이라는 개념과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김영석 교수도 "대규모 지진의 발생과 저녁 시간과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학술적으로 밝혀진 바가 전혀 없다"며 "다만 저녁 시간에는 휴식을 취하거나 아파트 등 고층 건물에 머무를 확률이 높기 때문에 사람들이 지진에 대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