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안 前 수석·이승철 부회장 '거짓말' 성난 민심에 '기름'
검찰의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그동안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던 인물들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경우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자발적 모금"이라고 강조했으나 검찰 수사에서 개입이 있었다는 진술이 나왔다. 모금 과정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부회장이 국감에서 부인했던 안 수석의 개입 의혹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관련자들의 '거짓말'이 드러나면서 민심 악화를 가속화시키는 모습이다.
安 "최순실 모른다" 수차례 발뺌
대기업 모금도 "자발적" 주장
李, 검찰에 "청와대 지시" 말 바꿔
증인채택 거부했던 與 거센 역풍
안 전 수석은 지난달 21일 국회 운영위 국감에서 "대기업에 투자하라고 한 적이 없다"며 "순수한 자발적 모금이었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최순실 씨에 대해서도 "모른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 부회장도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 미르재단의 기부금 모금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냈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말을 바꿨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이 부회장으로부터 안 전 수석 등 청와대 측이 '자금 모금에 힘을 써달라'고 지시한 것이 사실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도 안 전 수석과 수차례 만났다고 밝힌 바 있고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도 안 전 수석이 재단 인사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안 전 수석의 주장을 뒤엎는 진술이 쏟아지자 정치권에서는 안 전 수석을 최순실 게이트의 '몸통'으로 지목하고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순실 게이트의 포커스가 최 씨에서 안 전 수석으로 옮겨질 것"이라며 "거기에서 모든 것이 출발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국감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과 관련, 최 씨와 차은택 씨 등의 증인채택을 거부했던 새누리당도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국감 당시 야당은 최 씨 등의 증인 채택을 강력히 요구했으나 새누리당 의원들은 "수사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거나 "의혹의 실체가 나온 것이 없다"며 거부했다. 이 때문에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새누리당 의원들에 대한 사과 요구가 쏟아졌다.
교문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도종환 의원은 "야당 의원의 진상 규명 노력을 근거 없는 정치공세로 폄훼하고 증인 채택을 거부하며 국감을 제대로 못하게 한 새누리당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