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충격에 증시도 '출렁'
주식시장이 최순실 게이트 의혹 등 잇따른 대내외 악재의 영향으로 코스피 2000선이 무너지는 등 대폭 하락했다. 이번 하락은 시장의 중심축인 기관투자자들이 올 들어 역대 최대 규모의 매도 추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해 향후 주가 추이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28.45포인트(-1.42%) 하락한 1978.94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 2000선이 무너진 것은 9월 13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도 20.32포인트(-3.24) 떨어진 606.06으로 마쳤다.
코스피 지수 2000선 붕괴
코스닥도 6.45% 하락
얼어붙은 투자심리 반영
미국 대선 리스크 영향도
이날 주식시장이 급락한 것은 해운업 구조조정 등 각종 경제 악재에 최근 '최순실 게이트 의혹'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이번 게이트 의혹이 불거진 지난 달 24일 이후 2일까지 코스피는 3.36%, 코스닥은 6.45% 각각 하락했다.
특히 미국 대선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앞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확산시켰다는 분석이다. ABC방송 등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이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인 45%보다 1%포인트 앞선 46%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지난 1일을 기준으로 기관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올 들어 7조 3254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순매도액은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기관들은 2011년 11조 9147억 원, 2012년 4조 446억 원, 2013년 5조 581억 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하지만 이후 2014년 6933억 원, 2015년 4645억 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하는 등 매도 우위를 보이다가 올 들어 매도세를 대폭 강화한 것이다.
코스닥도 마찬가지다. 1일 기준으로 기관들은 올 들어 4조 5223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2004년 이후 가장 많은 액수다. 기관들이 보유하던 주식을 무더기로 팔고 있는 형국이다. 이로 인해 1일 기준한 코스닥 지수는 연초 대비 14.05% 하락했다는 게 한국거래소의 설명이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들은 코스닥에서 5조 6929억 원어치를 순매수해 기관들이 판 물량을 개인이 소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주가 하락으로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8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는데다 14일 3분기 실적보고서 제출 마감에 앞서 기업들이 연루된 최순실 사태까지 터지는 등 대내외 악재가 너무 많아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고 밝혔다.
천영철 기자 cyc@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