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해남부선 & 동해선] 그린레일웨이 1차 구간 가 보니
철도 달리던 잿빛 길, 시민들 걷고 달리는 푸른 길 됐다
부산 해운대구 동해남부선 폐선부지에 공원과 산책로를 조성하는 '그린레일웨이' 사업의 1차 구간(올림픽교차로∼부산기계공고) 1.6㎞가 완공돼 30일 개방을 앞두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28일 오후 3시, 부쩍 쌀쌀해진 날씨에 옷깃을 여미며 부산 해운대구 우동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를 찾았다. 그늘진 건물을 돌아 철길이 있던 곳으로 올라서자 눈이 확 트인다. 도심에 이런 산책로가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아직 정식 개장하지 않았는데도 삼삼오오 시민들이 나와 걸었고, 일부는 쌈지공원에서 운동을 했다. 철길이 있던 곳이라 시야가 탁 트였다. 큰길에서 떨어져 비교적 공기는 좋았지만, 해가 짧아 큰 건물의 그늘이 산책로 일부에 드리웠다.
부산시, 29일 준공 후 개방
1.6㎞ 산책로·조깅길 조성
부산시는 '그린레일웨이' 사업 중 1차 구간(올림픽교차로~부산기계공고 1.6㎞)을 29일 준공한다. 지난해 9월 착공한 지 15개월 만이다. 시민들에게는 30일 개방한다. 1935년 12월 동해남부선 부산 구간이 개통한 점을 감안하면 81년 만이다.
1차 구간 중 반도보라아파트를 중심으로 올림픽교차로 쪽으로는 너비 3m의 산책로가, 반대쪽으로는 너비 2.5m의 산책로와 조깅길이 각각 조성됐다. 서병수 부산시장과 백선기 해운대구청장 등도 1차 구간 준공을 기념해 29일 현장을 찾아 산책로를 걷고, 시민들과 이야기도 나눈다.
그린레일웨이는 올림픽교차로~기장 동부산관광단지 경계(9.8㎞)의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에 산책로, 전망대, 쉼터, 녹지 등을 만드는 사업이다. 부산시는 2018년 말 전체 구간의 공사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부산시 예산이 316억 원, 한국철도시설공단 예산이 472억 원 들어간다.
부산기계공고에서 동부산관광단지까지 2차 구간(3.4㎞)은 지난 6월 착공해 공정률이 30% 정도다. 구체적으로 기계공고~미포(2.4㎞), 옛 송정역~동부산관광단지(1㎞)인데 여기도 1차 구간처럼 산책로와 조깅길로 꾸며진다. 부산시 관계자는 "폐선부지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준 성공적 사례가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3차 구간은 나머지 미포~옛 송정역 구간(4.8㎞)으로,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진행한다. 지난 23일 사업계획서에 대한 5차 라운드테이블(시민계획단)이 열렸다. 앞으로 설계, 인·허가를 거쳐 내년 하반기에는 착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미포~옛 송정역 구간에 2018년 7월까지 관광편의시설, 친환경 생태공원 등이 조성된다고 밝혔다. 공단 측은 "풍경열차와 스카이바이크 등의 편의시설이 있고, 멸종위기종 부산꼬리풀과 해안지형·지질공원 등이 보존된 친환경 생태공원이 조성된다"고 밝혔다.
동해남부선은 부산과 포항을 잇는 길이 147.8㎞의 철도다. 1918년 경주~포항 구간이, 1935년 부산~경주 구간이 개통됐다. 일제 때 석탄·목재 따위를 반출하려고 원산까지 계획했던 동해선의 일부다. 부산 폐선 구간은 2013년 12월부터 열차가 안 다녔다. 한편 동해선(옛 동해남부선) 부산~울산 복선전철(65.7㎞) 사업 중 1단계 부전~일광 구간(28.5㎞)이 마무리돼 30일부터 운행한다. 김마선 기자 msk@bus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