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특검 수사로 발목…하만 인수 무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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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의지를 재차 밝힘에 따라 삼성의 하만(Harman) 인수합병이 물거품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검은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내물공여 및 위증 관련 혐의로 구속영장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방침에 삼성 내부는 혼란스러운 기색이다. 삼성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갈·강요에 못 이겨 지원한 것이었으며,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등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지 않으면 이 부회장은 구속 기소된다. 이렇게 되면 이건희 삼성 회장의 와병 이후 오너 역할을 하고 있는 이 부회장의 공백이 현실화 되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삼성이 지난해 11월 약 9조원에 인수한 전장부품 전문기업 하만 인수가 이번 특검 수사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해외유수 벤처기업들의 인수합병(M&A)에 직접 나서는 등 살뜰히 사업을 챙겨왔다. 하지만 하만의 일부 대주주 및 소액주주들은 하만의 디네쉬 팔리월 최고경영자(CEO) 등 이사진이 삼성전자와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신의성실 의무를 위반했다며 집단소송을 냈다.
  
이들은 하만 이사진이 회사의 가치를 저평가하고, 불리한 협상 조건을 감수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하겠다고 공표했지만, 합병이 완전히 성사되기 위해서는 하만이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 수사가 오너 공백으로 이어질 경우, 주요 주주 및 기관 투자자들의 동의를 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몰리게 된다.
 
이 밖에도 삼성은 이번 특검 국정으로 국내외 경영 일정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 계획했던 삼성 사장단 및 임원 연말 정기 인사도 특검 수사가 종료될 오는 2~3월 쯤에나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또 특검 조사에 따른 출국 금지 조치로 국외 경영 일정도 마비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5~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17에도 참석하지 못했고, 오는 17~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2017년 세계경제포럼에도 참석하지 못한다.
 
김견희 기자 kh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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