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사실상 지배하며 국정농단에 동원한 것으로 알려진 더블루K 조성민 전 대표와 미르재단 김형수 전 이사장이 7일 최 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조 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이 날 열린 최 씨 공판에서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건 최순실"이라고 말했다. 조 씨는 최 씨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더블루K의 초대 대표를 지냈다. 조 씨는 "오탈자를 체크하는 게 제 역할"이라며 "내 결재는 별도로 없었고, 내용이 맞으면 최 씨에게 넘겼다. 최 씨가 내용을 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 뜯어 고쳤다"고 증언했다. '더블루K는 고영태가 주도한 것'이라는 최 씨 주장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영태 주도 주장 사실 아냐
권력형 비리 회사 같아 퇴사"

퇴사 이유를 묻는 검찰 질문에 조 씨는 "권력형 비리를 토대로 영업하려는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가 등기부상 대표이사이니 모든 이용을 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퇴사를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특히 GKL(그랜드코리아레저)의 스포츠단 설립과 관련해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전화가 왔을 때 "이런 분한테까지 전화가 오니까 두려웠고 향후 문제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 씨는 모든 신문을 마친 뒤 최 씨를 겨냥해 "잘못을 저질렀으면 사죄하고 합당한 벌을 받을 줄 알아야 사람"이라며 "국민이 건강한 상식만으로 사는 게 건강한 사회"라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김형수 초대 미르재단 이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광고감독 차은택 씨의 스승인 김 전 이사장은 차 씨의 추천으로 이사장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재판에서 미르재단 설립에 청와대가 관여했다는 의혹이 보도되던 시기에 김 전 이사장과 차 씨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 메시지에서 차 씨는 "설립에 BH(청와대)가 관여했는지가 가장 큰 이슈"라며 "저는 재단 일에는 단 한번도 참여한 적 없다고만 해주세요"라고 '말맞추기'를 시도했다. 최혜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