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독침 피살] 피살 배경과 정치권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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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혈통까지…' 극에 달한 김정은식 공포정치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현지시간 13일 오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됐다고 정부 소식통이 14일 밝혔다. 교도통신은 데일리NK의 사진을 인용해 "김정일의 손자로 추정되는 '김한솔'의 친한 지인으로 알려진 '김철(Kim chol)'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김정남 미공개 사진"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46)의 피살은 김정은이 1인 독재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잠재적 위협요소가 될 수 있는 자신의 이복형을 제거한 것으로 추측된다. 김정은의 권력장악 이후 공포통치로 인한 주변인물의 희생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형제까지…피바람의 끝은 어디?

김정일과 성혜림 사이에서 1971년에 태어난 김정남은 이복동생인 김정은과 같은 스위스 유학파 출신이다. 한때 김정일의 후계자로 거론됐으나 2001년 위조 여권을 갖고 일본에 입국하려다 적발된 사건 이후 권력에서 밀려나 마카오와 중국 등지를 옮겨가며 생활했다. 김정은 집권 후 김정남이 북한의 권력 세습을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김정은이 자신의 권력에 위협이 되는 이복형을 암살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인 독재 잠재적 위협요소
6년간 가차 없이 '피의 숙청'

"기습도발 감행 가능성 커져"
여야, 안보태세 강화 주문


김정은은 2011년 말 집권 이후 공포통치를 통해 자신의 '유일 지배체제'에 걸림돌이 되는 인물들을 가차 없이 숙청해 왔다. 첫 표적은 김정일 사망 이후 군부 실세로 꼽히던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었다. 김정은은 2012년 7월 리 총참모장을 전격 해임했다. 군 통제 강화 과정에서 비협조적 태도를 취한 데 대한 문책성 인사로 알려졌다.

리 총참모장을 포함해 김정일 장례식 때 영구차를 호위했던 김정각, 김영춘, 우동측 등 '군부 4인방'도 김정은 시대 개막 이후 모두 숙청되거나 일선에서 물러났다. 2013년 12월에는 자신의 고모부이자 김정일의 사망 이후 북한 2인자로 군림하던 장성택을 전격 처형했다.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장성택 처형은 2인자를 용납하지 않는 김정은 유일체제 구축이 목적이었다.

2015년 4월에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재판 절차도 없이 고사포로 공개 처형됐고, 같은 해 5월에는 최영건 내각 부총리가 김정은이 주도한 산림녹화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다 처형됐다. 지난해 7월에는 김용진 내각 부총리가 최고인민회의 때 불량한 자세로 앉아 있던 게 계기가 돼 보위부 조사를 거쳐 처형됐다.

올해 1월 중순에도 김원홍 북한 국가안전보위상이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고 대장(별 4개)에서 소장(별 1개)으로 강등된 이후 해임됐다. 김정은 집권 이후 처형된 간부는 2012년 3명, 2013년 30여 명, 2014년 40여 명, 2015년 60여 명으로 관계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정치권 일제히 '안보불안' 우려

정치권은 일제히 안보불안에 대한 만전의 대비태세를 주문했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김정은이 체제 유지를 위해 어떤 형태로든 대한민국과 국제사회를 향한 기습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더욱 커졌다"면서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안보 태세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예상치 못했던 일로 혹시라도 국민이 안보불안을 느끼지 않게 정부가 사태 파악과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이번 일이 남북 정세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정부의 기민하고 차분한 대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진 수석대변인도 "정부 당국은 말레이시아 정부를 상대로 신속하게 이번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 국제사회에 발표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고,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은 "북핵 및 미사일 위협에 더해 김정은 공포정치의 끝이 어디인지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정부 당국은 이번 사태에 대한 조속한 진상파악은 물론 대한민국의 안보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지 예의주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김정남 피살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탈북인사 신변보호 강화 수위를 높이기로 하는 등 안전보장을 위한 만전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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